‘밀리터리 마니아’의 선택
등록 : 2003-03-05 00:00 수정 :
“평화랑 사귀어볼 친구 어디 없나요”
대학생
김치관(21·한림대 정치외교 2)씨는 이른바 ‘밀리터리 마니아’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탱크며 장갑차, 각종 총기와 미사일 따위의 재원을 외웠고, 컴퓨터 통신과 인터넷을 넘나들며 전투기와 잠수함 등의 구조와 화력을 익혔다. 그런 그가 요즘 ‘평화 마니아’를 자처하고 있다.
“취미 삼아 무기를 공부하다 보니, 전쟁이니 평화·군축이니 하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죠.”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2주에 한번씩 학교가 있는 춘천에서 서울까지 기차여행을 했다. 한 시민단체가 진행하는 대학생 토론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오는 5월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를 앞두고 있다. 평화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또래들이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나서는 것과 사뭇 다른 선택이다. 김씨는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좀 복잡하다. 논의는 바람직한데 아직은 제약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신념에 따라 자원입대하는 것처럼, 총 들기를 거부하는 친구들의 선택도 존중돼야 한단다.
그는 “평화란 사람들 생각에서 ‘적’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 이라크 전쟁반대 ‘1인 캠페인’도 열심이다. 여기저기 인터넷 게시판을 돌며 전쟁반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고, 생각이 비슷한 친구들과 전자우편을 주고받는다. 이런 나눔이 쌓여 ‘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입대를 불과 두달여 앞두고, 그는 다시 친구를 찾고 있다. 고조되는 북한 핵위기와 주한미군 문제 등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고 싶어서다. 3월18일 저녁 7시 서울 만리동 평화네트워크 사무실에서 첫 모임을 할 생각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벌써 여기저기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자랑이다(02-393-3509).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