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곤충과 놀아보세요”
등록 : 2003-02-26 00:00 수정 :
애완곤충을 아십니까 다들 어릴 적에 곤충을 채집하러 쏘다닌 경험이 있겠지만, 도시에 살면서 실물로 보아온 나비·장수풍뎅이·사슴벌레(딱정벌레의 일종)는 박제화된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집안에 가까이 두고 보거나 만지며 즐기는 애완곤충이 도회지 사람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살아 있는 애완곤충이 상품으로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비의 고장’ 전남 함평군 월야면은 봄·여름이면 배추흰나비 같은 형형색색의 나비로 뒤덮인다. 이 마을의
최문채(46)씨는 몇 안 되는 애완곤충 사육가 가운데 한명이다. 농사를 접은 뒤, 대신 자신의 밭 420평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나비·장수풍뎅이·넓적사슴벌레·톱사슴벌레·왕사슴벌레 등 5종의 애완곤충을 기르고 있다. 현재 사육하고 있는 곤충은 2만여 마리. 사육곤충은 주로 인터넷(
www.hampyeongnabi.com)을 통해 애벌레·번데기·성충 단계로 나눠 파는데, 대도시에 사는 초등학생과 학교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애완곤충 사육 붐이 일고 있습니다. 애완곤충 사업은 이제 초창기에 지나지 않아요. 해마다 열리는 ‘함평나비축제’ 덕에 애완곤충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커졌어요.”
사육통과 발효톱밥, 먹이 등을 갖춘 장수풍뎅이 1세트에 3만5천원, 왕사슴벌레는 7만∼8만원 정도에 팔고 있다. 사육통에는 발효톱밥을 3cm 정도 깐 뒤 그 위에 놀이목을 다시 덮는다. 곤충이 뒤집어지면 혼자 힘으로는 못 일어나는데, 발버둥치다가 날카로운 발톱에 뭔가 걸려야 짚고 벌떡 일어선다. 그래서 넣어주는 작은 나뭇가지 같은 것이 놀이목이다.
도심에서 곤충이 잘 자랄 수 있을까. 한여름에 우화하는 장수풍뎅이는 두세달 정도, 사슴벌레는 1년 정도 산다. 장수풍뎅이는 실내온도를 20℃ 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사슴벌레는 영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겨울을 난다. 수명은 짧지만 장수풍뎅이알을 받으면 1년 동안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자라는 일생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 왕초보로 시작했지만 숱한 고생을 거쳐 그는 어느새 애완곤충 전문가가 됐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