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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민 1.5세대가 본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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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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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재훈 기자
캐나다 국영방송사 의 외주 프로듀서인 이선경(36)씨는 10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한 이민 1.5세대다. 이씨는 2월6일 북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모국을 찾았다. 1995년 북한 기아문제 취재에 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이씨는 이번 취재가 조심스럽다. 북한 핵문제로 북한과 미국이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가 고립을 통한 고사라는 ‘불순한 의도’를 감추고 북한의 인권유린만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어, 이번 취재의 취지도 왜곡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실체적 진실을 알기 힘든 점도 부담이다. ‘자유의 땅’을 찾아온 북한 이주민들을 만나 북한의 실상에 접근하고자 한 그에게 이번 취재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무장간첩으로 왔다가 한국에 뿌리내린 김신조씨를 만나기 위해 그가 일하는 교회로 찾아갔다가 쫓겨나기도 하고,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를 만나려고 백방으로 애썼지만 결국 실패했다.

“남북은 아직도 통일을 고민하기보다 어두운 과거를 덮는 데 급급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북한이나 한국정부나 진실을 외면해오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한국의 새 대통령 어깨가 무거울 것입니다.”

이씨가 한국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모국에 대한 관심만이 아니다. 자신과 한 약속 때문이다. 그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 대학생들의 반미데모, 그리고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가슴 벅차게 지켜보며 해외에서 한국의 민주화를 지지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1994년 라디오 프로그램 (북한을 가다)로 북한의 굶주림과 고립에 대한 기사를 내보낸 것은 그런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작은 시도였다. 이어 1998년에는 (그 은밀한 왕국의 속사정)이라는 북한 방문기를 펴냈다. 그의 다큐는 오는 9월 캐나다 전역으로 방송된다.

이유진 기자/ 스카이라이프 부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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