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고백’ 승소하다
등록 : 2003-02-12 00:00 수정 :
이상철(69)씨는 요즘 발걸음이 가볍다. 2년여간 끌어온 재판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5월 사학비리 문제를 다룬 <한겨레21>(359호)의 취재에 응했다가 학교법인 청강학원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에 걸려들었다. 특집기사의 한 꼭지인 “돈 벌려면 학교를 세워라, 어느 사학관계자의 생생한 고백”에서 생생한 고백을 한 이가 이씨였다. 당시는 사립학교법 개정문제로 온 사회가 몸살을 앓을 때였다. 30여년간 기업의 전문경영인으로 일해온 그는 퇴직 뒤 청강학원이 세운 대학에서 사무처장으로 6개월간 일한 경험이 있다.
기사가 나간 뒤 청강학원은 허위사실을 제보해 학교법인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이씨에게 2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올 1월10일 수원지법 민사6부(재판장 신수길 부장판사)는 기사에 나온 이씨의 증언과 주장이 대부분 “진실한 사실”에 해당하고, 인터뷰에 응한 동기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수 있다”며 피고 이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씨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이 반갑다. 명백한 사실과 증거가 있는데도 상당수 비리사학들은 언론이든 제보자든 무조건 소송부터 걸어 입에 재갈을 물린다. 그런 관행에 쐐기를 박는 판결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참여연대 시민로비단 단장을 맡는 등 직업생활의 경험과 기량을 시민운동에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바빴다. 각 단체가 망라된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유일하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 자료조사와 분석을 도맡아 했다. 일반기업이라면 상상도 못할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 사학의 구조가 훤히 보이는 탓이다. 그는 올해를 사립학교법 개정을 포함한 사학개혁의 원년으로 여기고 다시 흰머리 휘날릴 채비를 하고 있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