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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풀뿌리 극단 “인천은 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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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1-2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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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들의 사랑과 봉사로 만든 뮤지컬 보러 오세요!”

인천에서 활동하는 극단 ‘십년후’가 <삼신할머니와 일곱 아이들>이라는 작품을 들고 창단 뒤 첫 서울 나들이를 한다.

지난 94년 9월 이 극단을 만든 최원영 대표는 형편이 어려운 단원들의 공부를 도와가며 대학을 보내고, 품을 팔아가며 극단을 꾸려왔다. 뮤지컬은 지방 극단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돈이 들기 때문이다. 여느 극단이었다면 진작에 문을 닫았을 것이다. 단원들도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다리가 퉁퉁 부은 채로 연습을 했다. 그들은 지난 9년 동안 그렇게 일종의 두레 같은 공동체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단원들은 최 대표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우리 배우들은 컵라면에 밥을 말아먹고도 깔깔대고 웃습니다. 독감에 걸려 눈물 콧물을 흘리고, 응급실로 실려가면서도 연습에 열중했지요. 부족하지만, 부족한 것을 알기에 몸을 부수는 노력을 할 줄 알게 된 것이지요.”

십년후 단원들의 헌신성과 순수성에 감동한 각계 인사들이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인천시립극단의 중견배우들이 출연자로 나섰고, 극작가 이강백씨, 작곡가 최종혁씨 등 뮤지컬계의 쟁쟁한 인사들이 흔쾌히 작품을 써줬다. 교수와 판사, 사업가 등은 자원봉사자로 온갖 뒤치다꺼리를 도맡아줬다. 서울에 이어 중국 공연 일정이 잡혀 있고, 전주·광주·대구·청주 등 지방 순회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는 단원들이 많이 울고, 공연장에서는 관객들이 많이 울어요. 바쁘게 살아가는 서울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고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딸만 여섯인 집안에서 일곱 번째 딸이 태어나는 우여곡절의 스토리를 통해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다. 오는 2월14일부터 3월2일까지 서울 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와 5시 두 차례 공연한다. 예매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이재성 기자 firi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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