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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아주 특별한 에베레스트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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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0-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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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등산가 다보 카르시차르가 최근 특별한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10월6일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을 뿐 아니라, 스키를 타고 베이스캠프까지 내려왔다.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시도는 그동안 여러 번 있었다. 지난 1992년 프랑스의 피에르 타르디벨이 베이스캠프까지 스키를 타고 내려왔으나 에베레스트 정상 100m 아래 지점에서 스키 하강을 시작해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안스 캄메를란데르도 96년에 도전했으나 내려오는 도중 북쪽 경사면에 눈이 부족해 스키를 벗고 걸어내려와야 했다. 따라서 카르시차르가 최초로 에베레스트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온 사람이 됐다. 해발 8850m의 에베레스트산 꼭대기에서 해발 5340m에 있는 베이스캠프까지 스키를 타고 오는 데는 5시간이나 걸렸다.

이번 도전을 위해 카르시차르는 특수 제작된 스키를 사용했고, 헬멧에 카메라를 장착해 내려오는 전 과정을 녹화했다. 그는 하강 도중에 끔찍한 경험도 했다. 정상에서 내려오다가 얼어죽은 주검을 우연히 보았던 것이다. 전에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섰다가 사망한 등산가의 주검으로 여겨지지만 정확한 신원은 알 수 없다.

카르시차르는 “한때는 무너지는 빙하를 피해서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속도를 내기도 했다”며 “그러나 정상에서 100m 정도를 내려오기가 힘들었지 나머지 구간에서는 스키를 탈 만했다”고 말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카르시차르는 몽블랑과 안나푸르나 정상에서 스키로 내려오는 데 성공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1996년에는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스키 하강을 시도했다가 동상으로 손가락 2개를 잃고 실패했다. 그 실패경험을 이번에 성공으로 바꾼 셈이다.

김태경 기자/ 한겨레 국제부gauz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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