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마음껏, 북한하늘로!
등록 : 2003-01-15 00:00 수정 :
15년을 오매불망 남북 종단비행을 꿈꿔온 돈키호테 같은 사나이가 있다.
오세훈(55) 한국항공스포츠협회 회장은 통일로 가는 물꼬를 하늘에서 먼저 트고자 한다. 그는 초경량비행기로 2만km를 난 세계기록 보유자며 모험가로 불린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기 때문일까. 그는 땅에서 보면 통일이 복잡하고 어렵게 보이지만, 하늘에서 보면 간단해보인단다. 그는 “통일로 가는 길은 너무 가까운 곳에 있다. 정말 가까운 곳에 있어 멀리서 어렵게 답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미처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서로 조금 양보하고, 왕래하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면 그만이다. 그것이 통일”이라고 외친다. 초경량비행기로 서해 횡단비행을 처음으로 성공하고, 네팔 푸모리봉에서 세계 최초로 패러글라이딩을 시도했다. 그는 북녘 땅에서 힘차게 날아올라 휴전선을 가로질러 서울 여의도에 내려앉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이미 15년 전에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한길을 달려왔다. 하지만 분단의 벽은 역시 높았다. 완전무장한 150만 병력이 2km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하늘을 한 개인이 새처럼 날아보겠다는 구상이 현실주의자들, 특히 군당국에는 황당하게 비칠 수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남북 철도와 도로가 이어지면 그가 품어온 종단비행의 꿈이 실현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그는 얼마 전에 자서전 <내게 하늘은 자유였다-멋대로, 마음껏, 도전의 기록들>을 펴냈다. 갈수록 희미해지는 희망의 깃대를 곧추세우기 위해서다. 그는 “통일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는 한, 내 도전에는 끝이 없을 것이다”라며 자신의 바람을 접을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임을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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