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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기적의 도서관, 거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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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1-0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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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의 연예오락 프로그램 (토요일 밤 9시45분)가 1월4일 새해 첫 방송에서 거대한 사업을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어린이 도서관을 짓는 ‘기적의 도서관’ 건립운동이다. 1년 동안 각 도와 광역시에 독립적인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짓고,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킨다는 목표다. ‘쌀집아저씨’란 별명을 갖고 있는 김영희 프로듀서는 연예오락물에 공공성을 가미하는 ‘실험’을 꾸준히 해왔고 대체로 큰 성공을 거둬왔다. ‘칭찬합시다’가 그랬고, 지난해 책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찬사와 함께 독서 편식을 부추긴다는 우려를 함께 받은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도 그랬다. ‘기적의 도서관’은 정부나 어떤 공공단체도 하지 못한 사업이다. 쌀집아저씨의 최대 실험작인 셈이다.

“지난 1년 동안 ‘책을 읽읍시다’ 코너를 통해 60억원의 기금이 모였고 이를 불우아동·불우이웃 돕기 등에 썼습니다. 그런데 연말결산을 하다 보니 국민이 책을 읽어 모은 기금이 중구난방으로 쓰인 것 같아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곳으로 집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프로듀서는 “엉겁결에 무작정 일을 저질러놓고 봤다”고 겸손해했고, 주위 동료들도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게 아니냐’고 걱정했다지만, 이 사업의 실무진을 보면 믿음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 전문위원단’에는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문학평론가 도정일, 건축가 정기용씨 등 각종 시민사회단체에서 중추구실을 해온 인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김 프로듀서는 “전문위원들의 참여는 놀랄 만큼 열성적이었다. 우리는 국민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참여를 유도하고 바람을 일으키는 구실을 하며, 지역 선정, 도서관 콘셉트 마련 등 실제 사업추진은 이들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위원단에는 도서관 건립에 필요한 조경학자·건축가들이 계속 참여할 것이다.

김 프로듀서는 첫 방송이 나간 뒤 하루 만에 들어온 반응에 고무돼 있었다. “시청자 반응이 무척 좋습니다. 간판작업에 직접 나서겠다는 분부터 책 나르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트럭 운전사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신이 납니다.”

이성욱 기자 lewo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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