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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홈레코딩의 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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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1-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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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게릴라’ 2인조 그룹 노블리스 오블리제(NOL)가 최근 1집 음반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NOL의 리더 나열(25·서울대 종교학과 3년 휴학)씨는 이른바 홈레코딩 가요의 선구자다. 이번 음반의 작곡과 편곡, 연주, 노래, 레코딩, 믹싱, 프로듀싱 등의 모든 제작과정을 혼자 힘으로 해냈다.

나씨는 대형 기획사의 입김에 휘둘리는 대중음악계의 병폐에 문제의식을 느껴 홀로 ‘놀 레코드’라는 음반사를 세웠다. 가수들 스스로 뮤지션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그룹 이름도 ‘노블리스 오블리제’에서 따왔다.

“기획사들로부터 여러 번 제의를 받았지만, 쇼프로 출연 등의 조건이 포함돼 있어서 하기 싫었어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음반시장, 댄스음악 일변도의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음반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NOL의 홈페이지(www.nolmusic.com)에 들어가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반도 살 수 있다. 지금까지 NOL의 음반은 순전히 입소문만으로 1300여장이 팔려나갔고, 다음 카페 회원도 7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체계적인 홍보와 마케팅 없이 이렇게 인기를 모을 수 있는 것은 그의 탄탄한 실력 덕이다. 리듬앤드블루스 계열의 흑인음악을 세련된 뉴에이지 분위기로 표현한 이 음반은 기성 가수들과 견줘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음악을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CD를 사면 됩니다. MP3시장이 활성화하면 자본이 아닌 실력으로 뮤지션들이 평가받는 시대가 될 거예요.”

나씨는 1989년 청소년음악 축제 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금상에 입상한 것을 비롯해, 고등학교 때는 록음악에 심취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홍대앞 프리버드의 밴드에서 베이스기타·키보드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고, 한동안 힙합에 몰두하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홈레코딩의 가능성이 더욱 커졌어요. 저를 보고 따라오는 친구들이 많고요. 앞으로 이런 인디레이블에 의해 음반시장이 크게 변할 겁니다.”


이재성 기자 firi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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