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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헛소리한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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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2-2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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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FP연합)
‘망언 제조기’로 이름난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 도쿄도지사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문명이 가져온 가장 유해한 것은 할머니”라는 발언으로 여성계의 집단 반발을 불렀다.

12월21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은 대학교수·회사원·주부 등 20~70대 여성 119명이 “이시하라 지사가 여성 비하 발언을 해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며 1인당 11만엔씩 모두 1309만엔의 손해배상 및 사죄광고를 청구하는 소송을 도쿄지방재판소에 냈다고 보도했다.

원고쪽은 소장에서 “이시하라 지사의 발언은 여성의 존엄성을 부정하고, 차별과 폭력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시하라 지사는 지난해 10월 말 발행된 <주간여성>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여성이 생식능력을 잃고도 살아가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며, 지구상에 심각한 폐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시하라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그 발언은 도쿄대 교수의 말을 인용한 것일 뿐이며, 여성을 적으로 삼으려고 한 얘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극우인사로 이름난 이시하라 지사는 지난 99년 4월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뒤 “현행 헌법을 수정 또는 파기해 대동아공영권을 구축해야 한다”는 등 과거 제국주의 침략을 미화하는 언동으로 물의를 빚어왔다.

그의 극우적 성향은 지난해 5월 <아사히신문>과 행한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파시스트적이며 히틀러 같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그는 “될 수만 있다면 히틀러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비슷한 시기에 <산케이신문>에 실은 기고문에서는 “중국인 범죄가 일본에서 만연하고 있다. 이는 민족적 DNA 때문이다”는 인종차별론을 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는 또 최근 일본 사회에서 들끓고 있는 반북감정에 편승해 “북한과 전쟁을 해서라도 납치문제를 전면 해결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공공연히 내놓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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