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신주류의 에너지

440
등록 : 2002-12-26 00:00 수정 :

크게 작게

사진/ (김종수 기자)
2003년은 한국에 진정한 21세기가 시작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3년 전 밤을 지새우며 새로운 밀레니엄을 껴안았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사회적 의미의 21세기는 올해가 그 첫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주도하는 정치권의 변화로, 정치·경제·사회·문화·가치관 등 모든 면에서 혁신이 이루어질 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해방 이후 처음으로 주류가 바뀌었습니다.

일제와 분단, 미군정, 개발독재를 거치며 두껍게 형성된 구주류는 신주류에 판정패를 당했습니다. 신주류가 역사의 주역이 됐으며, 이 흐름은 누구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구주류는 예외와 차별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대주의, 분단, 권위주의, 불공정 경쟁, 연고주의를 신줏단지처럼 모셔왔습니다. 너무도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보호막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구주류는 합리적 메인스트림을 자처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예외와 차별이 지켜질 때 한해서 합리적입니다. 기득권을 지키려 발가벗고 저항하는 모습은 합리적 메인스트림이 기만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신주류는 구주류에 반하는 세력입니다. 예외와 차별 그리고 사대주의, 분단, 권위주의, 불공정 경쟁, 연고주의에 반하는 세력입니다. 사대주의에 반대해 대등한 관계를, 권위주의에 반대해 민주적 절차를, 불공정 경쟁에 반대해 공정한 룰을 요구합니다. 한마디로 상식과 정의를 바랍니다.


신주류는 의사표시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하고 만들어가고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상과 정열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터넷이란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주체성 있는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선거는 주류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구주류와 신주류의 막판 승부였습니다. 구주류는 몸을 던져 신주류의 활화산을 틀어막았습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습니다. 활화산은 분출했고 그 에너지는 장대합니다.

올해의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오랜 기간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용틀임하는 신주류의 기세를 거스르지 못할 것입니다. 흐름에 비껴서는 것은 도태이고, 흐름을 막으려는 것은 몰락입니다.

신주류의 물결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대외관계, 관료집단, 기업, 학교 등 곳곳으로 흐를 것입니다. 또한 노래와 그림, 건축에까지 미칠 것입니다. 한 시대의 변화는 모든 것이 같이 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상식과 정의가 자리잡힐 때까지 요동칠 것입니다.

올해는 지난해 일어난 (예상치 못한) 여러 사건을 뛰어넘는 심대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홉 스텝 점프입니다. 그래서 올해를 밀레니엄의 원년으로 꼽고 싶습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정영무 young@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