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세비용이 민노당보다 적다니…불투명한 선거자금 관리부터 개혁해야
(문제)다음 중 제16대 대통령 선거 기간인 11월27일부터 12월10일까지 후보 유세단 비용을 더 많이 쓴 정당은 어디일까.
1)한나라당 2)민주노동당
너무 쉽다. 대한민국 유권자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볼 때 답은 한나라당이다. 그런데 2002 대선유권자연대가 12월18일 발표한 대통령 후보 대선자금 실사 종합결과는 이 상식을 무너뜨렸다. 11월27일~12월10일까지 한나라당의 후보 유세비용 총액은 1600만원이다. 민주노동당 후보 유세비용 2100만원보다 오히려 500만원이 적다.
억지춘향식 자료 공개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후보 유세단의 수행원 규모가 20~30명이고, 지방 유세의 경우 밥값과 항공료, 호텔 숙박비 등을 감안하면 이 금액은 턱없이 적어 보인다.
대선자금 실사를 맡은 윤종훈 공인회계사는 “한나라당에 후보 유세단 비용이 민주노동당보다 적은 이유에 대해 묻자 ‘때때로 당 관계자들이나 지역 유지들이 밥값을 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소비용만 지출해 유세비용의 규모가 적다’고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제3자가 지불한 비용도 선거비용에 계상해야 한다고 반론하자 한나라당은 ‘제3자가 지불한 비용은 현재로서도 집계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서청원 대표 유세단, 후보 부인 유세단, 박근혜 유세단, 새물결유세단 등에 대한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선유권자연대가 비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한나라당은 “각 유세단장들이 교통·숙박비용 등을 알아서 해결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지역의 시·도 지부나 지구당에서 알아서 준비하므로 별도의 비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12월17일까지 한나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직자와 선거사무원의 밥값이 전혀 없다. 같은 기간 다른 당의 밥값은 민주당 5241만원, 민주노동당 175만원이었다.
박원순 대선자금 시민모니터 단장은 대선자금 실사 결과 총평에서 “한나라당은 억지 춘향식으로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자료는 매우 미흡하여 시민모니터단이 하나의 문제를 제기하면 마지못해 하나의 자료를 내놓은 식이었다. 항목에 따라서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비용을 공개하였으며 증빙자료도 부실하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2월4일 제1차 심사에서 심각한 문제제기를 받은 뒤 뒤늦게 12월11일 제2차 실사부터는 현금지출 외에 가지급과 미지급을 포함해 비교적 소상히 공개하기 시작했다. 대선자금 실사를 받은 3당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다. 박원순 단장은 “당원의 당비에 의해 운영되는 민주노동당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공개태도를 보였다. 가지급금 수령자를 제한하고 미지급된 외상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당도 기업회계 기준에 근거해야
대선시민연대는 “한나라당 530억원, 민주당 490억원 등 올해 국고보조금만 1천억원이 넘게 받은 정당들이 구멍가게 수준의 단식부기 방법으로 회계장부를 작성하고 회계조직과 회계전문 인력을 거의 갖추지 않고 있다. 정당도 기업회계 기준에 근거하여 복식부기로 회계장부를 작성해야 선거자금 지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당활동의 경비를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유권자연대는 11월 중순께 ‘깨끗한 선거를 위한 국민들과의 약속’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권영길 후보, 이회창 후보의 자발적인 협약형식으로 선거자금 실사에 나서 3차례의 회계 실사 등을 벌였다. 후보등록일인 11월27일부터 12월10일까지 각 당이 쓴 선거자금 총액은 한나라당 240억8963만8236원, 민주당 253억9911만403원, 민주노동당 8억1010만237원이다. 이 금액은 각 당이 자발적으로 공개했으며 법정선거비용 외에 정당활동비가 들어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 대선유권자연대가 깨끗한 선거를 위해 대선자금 실사를 하고 12월18일 결과를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