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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휠체어 해수욕, 꿈을 이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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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07-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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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모두 바다를 찾아 멀리 떠나고 있지만 바다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어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지체장애인들이 그들이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여름캠프를 떠나기로 했다. 가까이 있었지만 늘 ‘동경’의 대상이었던 은빛 바다를 향해. 오랫동안 ‘갇혀있던’ 집을 떠나는 이번 바깥 나들이는 그들 자신이 기획했다.

전남 여수, 순천, 광양시 등 전남 동남부지역 지체장애인 100여명으로 구성된 ‘러브 프렌즈’가 8월12일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으로 여름캠프를 떠난다. 회원들은 청소년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성인까지 다양하다. 러브 프렌즈 회장 박훈(36)씨도 장애인이다. 박씨가 장애인의 삶을 걷기 시작한 것은 세상에 나온 지 불과 여섯달 만이었다. 갑자기 전신 소아마비가 닥친 것이다. 하지만 침을 맞은 덕분에 다행히 말은 하게 됐고 왼손도 쓸 수 있게 됐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으니 다들 집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일부 회원들과 함께 지난해 근처 해수욕장에서 여름캠프를 열었는데, 호응이 컸어요. 올해는 지난해에 못 떠난 회원들까지 다 참여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어요.”

회원들 모두 소풍날짜를 기다리는 초등학생마냥 설레고 있지만 박씨는 속으로 걱정이 태산이다. 여름캠프를 가려면 얼추잡아 1400여만원의 행사비에다 2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한데 아직 행사비도 못 채우고 자원봉사자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회원 1명을 캠프에 데려가려면 자원봉사 2명에 차량 1대가 필요해요. 아직 자원봉사자로 나선 사람이 40명에 불과하고 행사비 모금액도 500만원에 그쳐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휠체어달리기, 모래성 쌓기, 캠프파이어 등 여름캠프 기획은 모두 끝났다. 다만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 앞에 서는 꿈을 접어야할 회원이 몇이나 될 것인지는 우리 사회의 관심에 달려 있다. 조그마한 인터넷 통신판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씨는 자신도 장애인이지만 몇년 전까지 한사랑이라는 단체에 있으면서 재활원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했다. 행사비 도움을 주실 분은 국민은행 계좌 559-01-0193-707(예금주 박훈)로 부치면 된다. 러브 프렌즈 연락처는 061-651-5674(여수).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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