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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관광상품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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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2-1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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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는 최고의 관광상품

흑인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이를 위한 불굴의 투쟁을 상징하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이제는 남아공에서 대표적인 ‘관광산업’이 되고 있다. 그가 석방되기 전 마지막으로 1988년 12월부터 14개월 동안 수감됐던 드라켄슈타인 감옥은 9일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케이프타운에서 북동쪽으로 40km가량 떨어져 있는 이 감옥을 찾는 사람들은 만델라의 수감생활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그가 앞서 25년 동안 갇혀 있던 로벤섬과 폴스무어 감옥과 달리 드라켄슈타인 감옥에선 비교적 원하는 생활이 허용되긴 했다. 정기적으로 방문객들을 만났고, 전화로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과 통화도 할 수 있었다.

만델라 하면 떠오르는 케이프타운 앞바다의 로벤섬은 이미 남아공의 대표적인 문화재가 돼, 1년에 30만명 이상이 찾는다. 그가 생활한 독방에는 당시의 비품이었던 담요와 식기들이 그대로 갖추어져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포트엘리자베스의 사업가들이 추진 중인 만델라의 초대형 조각물이다. 지방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 조각물은 높이가 미국 자유의 여신상의 1.5배나 되는 65m로, 내년 3월에 타당성 조사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쪽은 하루 평균 5천명 이상의 관광객들을 전제로 수백만달러의 돈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당사자인 만델라 자신은 이런 움직임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만델라의 전기작가인 앤토니 샘슨은 “만델라는 늘 개인 우상화를 우려해왔으며, 고독한 지도자보다는 조직의 일부가 되려고 노력했다”며 “포트엘리자베스의 동상이 상업적 이해와 관광거리로만 전락한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재권 기자/ 한겨레 국제부 j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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