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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삼바축구를 지도하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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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2-0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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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화 기자)
세계 최고의 축구강국 브라질에서 감독으로 활동하는 피은형(45) 감독.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지난 9월 브라질 프로축구 2부리그 1위팀인 아틀레치코 렝소엥시에 기술감독으로 스카우트된 그가 11월28일 한국 방문길에 <한겨레21>을 찾았다.

할렐루야·포항제철 등 선수생활을 거친 그는 지난해까지 실업축구단 엄브로에서 감독을 지냈다. 특히 대림초등학교와 남서울중학교 축구감독 시절 월드컵 스타 안정환을 발굴하는 등 유소년 축구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 피 감독은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아틀레치코 렝소엥시에 우리나라 축구 꿈나무 5명을 초청해 숙식을 함께 하며 선진축구를 가르친다.

그는 “한국에서는 하나, 둘, 셋 하는 3박자 축구를 가르치지만, 시간을 최대한 빨리 흡수하려면 스피디한 2박자 축구를 가르쳐야 한다”며 “현대 축구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템포 축구’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리듬과 창의, 유연성으로 대표되는 삼바축구의 핵심이다.

한때 400명에 육박하던 브라질의 한국 축구유학생은 이제 120명가량에 불과하다. 그나마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 아이들은 거의 드물다. 대부분 프로팀이 아닌 클럽팀에서 운용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하는 축구학교 같은 곳에서 ‘방목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박 겉핥기로 축구를 하다가 비자 만기 등으로 한국에 돌아오면 “너는 브라질까지 갔다온 놈이 실력이 이 정도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어디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축구 미아가 되는 것이다. 피 감독은 “축구 유학을 보내려면 프로팀 소속인지, 가르쳐줄 사람이 있는지 등을 확실히 알아본 뒤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성 기자 firi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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