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한국 정치, 정말 신기해요”

437
등록 : 2002-12-04 00:00 수정 :

크게 작게

영국 대사관 서기관으로 근무하는 크리스 심스(24)에겐 한국 대선후보들의 급격한 지지율 변동이 신기한 모양이다. “굉장히 빨리 움직인다.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케임브리지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외무부에 입사한 그는 극동지역 근무를 자원해 지난해 8월부터 영국 대사관에서 일하고 있다. 1년 동안 한국어 연수를 받아서 웬만한 한국말은 알아듣는다. 그가 맡은 일은 정치담당. 자연히 국회의원과 정당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그런 그에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한국의 정치현상이 있다. 바로 ‘정치철새’들의 둥지 옮기기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당적을 너무 쉽게, 자주 바꾼다. 영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현상이다. 지난 10년 동안 당적을 옮긴 국회의원이 2~3명에 불과했다.”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왜 그런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한국의 정치가 발전하고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젊은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한나라당에서는 미래연대 소속 의원들의 발언권이 커졌다.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의 쇄신운동도 관심 깊게 지켜봤다. 정치를 주도하는 세대가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국에선 18살이면 투표권이 주어진다. 그는 한 차례도 빠짐없이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자랑’했다. 영국에서도 젊은 세대의 낮은 투표율이 문제인 모양이다. 젊은층의 투표참여를 높이는 문제가 선거 때마다 관심사라고 한다. 그러나 지역문제는 한국과 달랐다. “투표가 한국처럼 또렷하게 지역별로 나뉘진 않는다. 지역보다는 경제적·계급적 이해관계나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투표에 훨씬 크게 작용한다.”

그가 한국에 머무르는 기간은 앞으로 3년. 그가 한국을 떠날 무렵이면 그에게 난해하고 낯설게 보였던 한국 정치의 풍경이 사라질까. 그는 “그러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