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운동 위해 정례회 일정 단축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들…무엇이 시 살림살이 보다 중요한가
서울시의원들은 시민의 대표인가 대통령 후보 선거 운동원인가
11월20일 서울시의회 제23회 정례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서울시 의원 102명 가운데 87명을 차지하는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애초 12월18일까지 잡혀 있는 정례회 일정을 12월7일까지로 바꾸자고 논의한 뒤 본회의에서 회기 단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회 정례회 일정은 29일에서 18일로 줄었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 졸속 우려
서울시의회의 갑작스런 회기 단축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같은 굵직굵직한 뉴스에 묻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함께하는 시민행동, 한국여성민우회 등이 성실한 의정활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22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대다수 서울 시민들은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 정례회에서는 국회의 국정감사와 같이 서울시의 시정을 견제, 감독하는 행정사무감사와 다음해 서울시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심의를 하는 중요한 일을 한다. 경실련은 성명에서 “서울시의회의 회기단축에 따라 서울시의 1년간 시정을 낱낱이 밝혀야 할 행정사무감사는 6일로(주말을 빼면 4일), 상임위 예산심의는 5일로(주말을 빼면 3일), 예결위 심의는 5일로 일정이 줄어들었다. 이런 일정으로는 서울시와 산하기관에 대해 제대로 된 행정사무감사와 17조원에 이르는 예산안에 대한 제대로 된 심의는 애초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이명박 서울 시장의 청계천 복원, 강북 재개발, 시청앞 광장 조성 등으로 시의회의 구실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회기단축은 의회 본연의 견제기능을 외면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서울시의회의 회기단축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일부 시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 때 서울시 간부들과 산하단체 책임자들을 불러 ‘호통’치며 자신의 힘을 만끽하거나, 예산심의를 각종 민원 해결의 통로로 활용했다. 의원들 처지에서 회기를 더 연장하자고 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스스로 줄였으니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왜 서울시의회가 주어진 권한마저 포기하는 일정단축을 했을까.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빼면 달리 설명할 이유가 없다. “정당공천 받은 처지에 가만 있을 수야…” 서울시의회 관계자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정당공천을 받아 당선된 시의원들 처지에서는 대통령선거때 소속 당의 후보 당선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 애초 정례회 일정이 대통령선거 하루 전까지인 12월18일까지 잡혀 있었는데, 의원들이 제대로 참석하지도 않을 게 뻔한 실속 없는 회의를 강행하느니 차라리 일정을 12월7일로 단축하는 게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회기단축이라고 비판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선 뒤인 12월20일부터 30일까지 임시회를 열어 정례회에서 다루지 못한 조례제정 안건과 시정질의를 하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정례회 회기 일정은 변함없다. ”고 말했다.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지방의회와 지방의원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방기해도 좋다는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이를 바로잡지 않는 한나라당 지도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서울시의회는 회기 재조정을 통해 의회 본연의 견제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시 살림을 내팽개쳐도 좋은가." 서울시의회 회기단축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서울시의회의 갑작스런 회기 단축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같은 굵직굵직한 뉴스에 묻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함께하는 시민행동, 한국여성민우회 등이 성실한 의정활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22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대다수 서울 시민들은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 정례회에서는 국회의 국정감사와 같이 서울시의 시정을 견제, 감독하는 행정사무감사와 다음해 서울시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심의를 하는 중요한 일을 한다. 경실련은 성명에서 “서울시의회의 회기단축에 따라 서울시의 1년간 시정을 낱낱이 밝혀야 할 행정사무감사는 6일로(주말을 빼면 4일), 상임위 예산심의는 5일로(주말을 빼면 3일), 예결위 심의는 5일로 일정이 줄어들었다. 이런 일정으로는 서울시와 산하기관에 대해 제대로 된 행정사무감사와 17조원에 이르는 예산안에 대한 제대로 된 심의는 애초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이명박 서울 시장의 청계천 복원, 강북 재개발, 시청앞 광장 조성 등으로 시의회의 구실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회기단축은 의회 본연의 견제기능을 외면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서울시의회의 회기단축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일부 시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 때 서울시 간부들과 산하단체 책임자들을 불러 ‘호통’치며 자신의 힘을 만끽하거나, 예산심의를 각종 민원 해결의 통로로 활용했다. 의원들 처지에서 회기를 더 연장하자고 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스스로 줄였으니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왜 서울시의회가 주어진 권한마저 포기하는 일정단축을 했을까.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빼면 달리 설명할 이유가 없다. “정당공천 받은 처지에 가만 있을 수야…” 서울시의회 관계자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정당공천을 받아 당선된 시의원들 처지에서는 대통령선거때 소속 당의 후보 당선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 애초 정례회 일정이 대통령선거 하루 전까지인 12월18일까지 잡혀 있었는데, 의원들이 제대로 참석하지도 않을 게 뻔한 실속 없는 회의를 강행하느니 차라리 일정을 12월7일로 단축하는 게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회기단축이라고 비판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선 뒤인 12월20일부터 30일까지 임시회를 열어 정례회에서 다루지 못한 조례제정 안건과 시정질의를 하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정례회 회기 일정은 변함없다. ”고 말했다.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지방의회와 지방의원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방기해도 좋다는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이를 바로잡지 않는 한나라당 지도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서울시의회는 회기 재조정을 통해 의회 본연의 견제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