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딴생각’ 한다!
등록 : 2002-11-13 00:00 수정 :
“인류 역사상 항상 전체 인구의 10%는 동성애자였다. 우리는 이 10%의 시장을 타깃으로 마케팅한다.”
동성애 인권운동가에서 동성애 사업가로 변신한
이해솔(33)씨. 그가 운영하는 회사 ‘딴생각’은 우리나라 최초의 동성애 영리 사업체다. 지난 5월 주식회사로 등록한 뒤 8월 문을 연 사이트 해피이반(
www.ddan.co.kr)은 소리소문 없이 회원수가 늘어 현재 1만5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채팅 등 커뮤니티 활동을 포함해 동성애 정보 제공, 성인용품 판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펼치며 동성애자 문화 포털을 지향한다. 딴생각은 조만간 동성애자를 위한 여행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비디오와 영화제작에도 나설 생각이다.
95년 레즈비언 인권운동단체 ‘끼리끼리’의 회장을 역임하고 2000년에는 레즈비언 공동체 사이트 엘비시티를 운영하는 등 한국 레즈비언 인권운동의 중심에 서온 이씨가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는 “동성애 커뮤니티의 문화적 전문성과 경제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동성애 커뮤니티가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활동하는 직장인들에 의해 운영되다 보니 전문성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딴생각은 탤런트 홍석천씨와 동성애 인권단체 ‘친구사이’의 공동대표 박철민씨 등 5명의 이사가 각각 1천만∼3천만원씩 출자해 1억여원의 자본금과 7명의 상근직원으로 시작했다.
서구에서는 동성애자·양성애자·트랜스젠더 등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산업 즉 ‘핑크산업’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승산이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씨는 자신만만하다. 회원의 50% 이상이 유료 상품을 이용하고 일반인들도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에서나 운영에서나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가 함께하는 멋진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당분간 눈코뜰 새 없이 빠쁠 것 같다.
김아리 기자/ 한겨레 민권사회1부
a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