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이적단체’로 찍혀 감옥 가는 한청 실무자들… 국정원이 ‘A급 비표’ 줄 때는 언제였나
그들에게 물었다. “북쪽과는 얼마나 자주 접촉하세요” 뜻밖에 순순히 털어놓는다. “북에 4차례 다녀왔습니다.”
지난 10월30일 오후 이적단체 규정 철회를 요구하며 20여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청년단체협의회(이하 한청) 회원들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7층에서 만났다. ‘이적단체’라니 북과 회합·통신 정도는 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잠입·탈출에 대한 ‘자백’까지 듣고 나자 당혹스러웠다. 내처 물었다. “그럼, 이적단체 맞네요” “아니죠. 정부의 공식허가를 받아서 다녀온 겁니다.” 이 단체 이상규(39) 부의장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중앙·지방정부 예산도 지원받아
지난 9월2일 한청 전상봉 의장과 이승호 조국통일위원장, 정대일 사무처장 등 3명이 경찰에 잇달아 연행됐다.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이적표현물 제작·반포, 찬양·고무 등의 혐의였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은 이들은 같은 달 12일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2월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 한청은 전국 10개 지역 50여개 청년단체의 협의기구로, 가입단체 회원을 모두 합한 인원은 5천여명을 헤아린다. 회원 대부분이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밤에는 지역별 가입단체에 모여 공부방과 그림교실 등에서 자원활동을 하거나 민요·수화·풍물·영화 강좌 등에 참여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는 회원 10여명이 출마해 김미라(30·여)씨가 성남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검찰이 한청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까닭은 이렇다. 먼저 한청의 강령에 “6·15 남북공동선언 지지·이행해 연방제로 조국을 통일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규정한 것이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지·선동했다는 것이다. 또 자주·민주·통일을 투쟁강령으로 삼아 이적단체인 범민련을 강화하는 한편, 미군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 북한의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활동을 할 목적으로 한청을 불법조직했다는 혐의도 공소장에 적혀 있다. 검찰의 주장대로 한청의 활동이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했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이들의 ‘이적행위’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온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한청 가입단체인 하남청년회 장윤영(30) 회장은 “올해 시예산 5천만원을 지원받아 새해 해맞이 행사와 어린이날 기념행사 등 문화행사를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다채롭게 벌였다. 북한영화제를 할 때는 통일부에서 <도라지꽃> 등 북쪽 영화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모두 이적단체에 금품을 지원한 꼴이다. 국정원이 회합·통신 위해 편의 제공? 구속된 이승호 조국통일위원장에 대해서도 당국의 설명이 필요하다.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기 불과 1달여 전에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8·15민족통일대회’에 참가했다. 행사기간에 국가정보원은 남쪽 대표단 430여명 가운데 30여명에게만 실무를 위해 북쪽과 포괄적 접촉승인을 허락했는데, 이씨에게도 이에 필요한 ‘A급 비표’를 발행해줬다. 이적단체 구성원이 회합·통신을 할 수 있도록 편의 제공을 한 셈이다. 남북화해의 시대에도 ‘이적단체’가 곳곳에 있는 탓인가 1948년 제정돼 7번 개정된 국가보안법은 다음달 1일로 쉰네번째 생일을 맞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사진/ 언제까지 되풀이할 텐가? 한청 회원들이 이적단체규정 철회와 지도부 석방을 요구하며 노성을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지난 9월2일 한청 전상봉 의장과 이승호 조국통일위원장, 정대일 사무처장 등 3명이 경찰에 잇달아 연행됐다.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이적표현물 제작·반포, 찬양·고무 등의 혐의였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은 이들은 같은 달 12일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2월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 한청은 전국 10개 지역 50여개 청년단체의 협의기구로, 가입단체 회원을 모두 합한 인원은 5천여명을 헤아린다. 회원 대부분이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밤에는 지역별 가입단체에 모여 공부방과 그림교실 등에서 자원활동을 하거나 민요·수화·풍물·영화 강좌 등에 참여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는 회원 10여명이 출마해 김미라(30·여)씨가 성남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검찰이 한청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까닭은 이렇다. 먼저 한청의 강령에 “6·15 남북공동선언 지지·이행해 연방제로 조국을 통일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규정한 것이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지·선동했다는 것이다. 또 자주·민주·통일을 투쟁강령으로 삼아 이적단체인 범민련을 강화하는 한편, 미군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 북한의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활동을 할 목적으로 한청을 불법조직했다는 혐의도 공소장에 적혀 있다. 검찰의 주장대로 한청의 활동이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했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이들의 ‘이적행위’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온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한청 가입단체인 하남청년회 장윤영(30) 회장은 “올해 시예산 5천만원을 지원받아 새해 해맞이 행사와 어린이날 기념행사 등 문화행사를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다채롭게 벌였다. 북한영화제를 할 때는 통일부에서 <도라지꽃> 등 북쪽 영화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모두 이적단체에 금품을 지원한 꼴이다. 국정원이 회합·통신 위해 편의 제공? 구속된 이승호 조국통일위원장에 대해서도 당국의 설명이 필요하다.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기 불과 1달여 전에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8·15민족통일대회’에 참가했다. 행사기간에 국가정보원은 남쪽 대표단 430여명 가운데 30여명에게만 실무를 위해 북쪽과 포괄적 접촉승인을 허락했는데, 이씨에게도 이에 필요한 ‘A급 비표’를 발행해줬다. 이적단체 구성원이 회합·통신을 할 수 있도록 편의 제공을 한 셈이다. 남북화해의 시대에도 ‘이적단체’가 곳곳에 있는 탓인가 1948년 제정돼 7번 개정된 국가보안법은 다음달 1일로 쉰네번째 생일을 맞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