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해요, 괴물타자!
등록 : 2002-11-06 00:00 수정 :
일본이 프로야구 영웅
마쓰이 히데키(28) 때문에 떠들썩하다.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야구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그가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마쓰이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올해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미국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구단에 미국행을 얘기하기가 고통스러웠지만 나의 꿈은 미 프로야구에서 뛰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쓰이는 팬들의 실망을 의식한 듯 “내가 미국에서 훌륭한 선수가 되면 일본 야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선 새로운 스타가 나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쓰이 충격은 예상 밖으로 상당한 모양이다. 일본 야구계가 놀란 것은 물론이고 자이언츠 구단을 소유한 요미우리그룹의 <일본텔레비전> 주가가 2.6% 떨어지는 등 경제에도 영향을 끼쳤다. 심지어는 정치인까지 가세해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이 “그가 일본 야구장을 떠난다니 아쉽다”고 말할 정도다.
괴물타자라는 뜻으로 ‘고질라’로 불리는 마쓰이는 사실 일본 무대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 올해 ‘트리플 크라운’(홈런·타점·타율 1위)을 아깝게 놓쳤지만, 홈런(50)·타점(107)·출루율(.461)·장타율(.692)에서 모두 1위였다. 타율만 3할3푼4리로 2위를 기록했다. 그는 프로선수 생활 10년 동안 모두 332개의 홈런을 쳤다. 당연히 몸값도 일본 프로야구 최고다. 요미우리 구단은 이번에 4년에 40억엔(약 400억원)의 계약금을 제시했으나 그의 마음을 붙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이가 미국으로 가면 뉴욕 양키스에 둥지를 틀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본의 타격왕 스즈키 이치로를 데려간 시애틀 매리너스도 그의 행선지가 될 수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정재권 기자/ 한겨레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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