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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2+2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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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1-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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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화 기자)
2는 3.5를 당할 수 없고, 2와 2를 더하면 된다는 것이 후보단일화론입니다. 2와 2를 더해야 하는가, 그리고 둘은 더해질 수 있는가 하는 데는 온갖 논란이 있습니다.

어쨌든 후보단일화론은 선거전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성사 여부를 떠나 투표 당일까지 애드벌룬 구실을 할 것입니다.

단일화가 뜨거운 감자인 까닭은 단일화 변수를 빼면 싱겁게도 게임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 토론과 후보 검증의 변수가 남아 있지만 지지율 조사는 결과를 족히 예측하게 합니다.

후보단일화는 제각각 쓰는 의미가 다릅니다. 단일화를 보는 시각도 카멜레온처럼 다양합니다. <한겨레21>에서 논쟁을 벌인 황태연·강준만 두 교수의 입장은 한 단면입니다. 황 교수는 노무현·정몽준 두 후보의 정책 차이는 중도연합 개념을 가로막을 만큼 크지 않으며, 둘의 결합은 평화개혁세력의 승리라고 주장합니다. 강 교수는 후보단일화론이 도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으며 승리지상주의의 정치공학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대당인 한나라당은 후보단일화가 원칙도 이념도 없는 야합이라고 비판합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국민통합21에 경선방식의 후보단일화를 제의함으로써 단일화 문제는 현실정치가 됐습니다.

우리는 앞서 제기한 물음으로 되돌아갑니다. 둘을 더해야 하는가, 둘은 합쳐질 수 있는가 앞의 것이 도덕성·명분에 관한 질문이고, 뒤의 것이 현실성·실리의 문제입니다.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의 입장은 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 외에 정당성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자기 당의 후보를 흔들어놓고 단일화를 주장해 도덕적 모순에 빠졌습니다. 또 두 후보가 전제를 깔고 제안하는 단일화론도 결국 자기가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후보단일화론은 이처럼 정치적으로 오염됐지만 생명력을 가질 여지가 있습니다. 특정 정파가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덧셈이 될 때입니다.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이번 대선 구도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입니다. 12월19일 선거는 밋밋한 조인식처럼 이회창 대통령을 추인하는 요식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의 보수적 정강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유권자들에게는 불행입니다.

단일화는 유권자들에게 덧셈이 될 때 명분이 있습니다. 그 요건은 한나라당과 차별되는 정책으로 이뤄지는 단일화입니다. 또한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유효한 선택의 여지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은 물리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해보입니다. 하지만 화학적 결합으로 이런 요건을 충족한다면 명분이 있고 실리도 따를 것입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정영무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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