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루라도 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각론에서의 차이로 도입을 미룬다는 것은 집단적 이익을 앞세워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는 것에 다름 아니다.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라고 파업을 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오죽하면 주5일제가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면 파업하겠다고 나서겠습니까”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밤을 지새울 텐트를 치고 돌아선 한 조합원의 말이다. 다른 조합원은 아무래도 확신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끝을 흐린다. “그나저나 이번 국회에서 주5일제가 물 건너가면 앞으로는 어쩔는지….”
약자 우선의 원칙
주5일 근무제가 처음으로 논의된 건 1998년 2월,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에서였다. 그러나 지난 7월, 세부안을 둘러싸고 노사정 합의가 결렬된 뒤 정부는 단독입법으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노사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대선을 앞둔 정당들마저 일단 미루고 보자며 역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찬성한다는 주5일 근무제는 이렇게 하여 기약 없는 김선달로 바뀌었다.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루라도 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 2500시간에 이르는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으로는 삶의 질은커녕 노동의 질마저 향상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치더라도, 재계도 1998년 정리해고제를 도입하는 대가로 이미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각론에서의 차이로 말미암아 도입을 미룬다는 것은 집단적 이익을 앞세워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재의 정부안이 노동자들의 삶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노동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를 본 사항조차 뒤엎는 정부의 조치는 물론이거니와 근로기준법이 최저기준이라는 원칙까지 망각한 채 임금보전방안을 정해놓은 단체협약까지 개정(개악)하라는 요구는 아무래도 지나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의 전면적인 시행’이 선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니다. 노사 간의 역관계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중소기업이 놓일 상황을 노조라고 해서 모르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 대안을 낸다면 거기에는 사회적 약자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원칙이 포함돼야 한다. 즉, 무엇보다 과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 및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 여기에는 주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시행시기를 단축하는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만큼의 휴가(15일)를 보장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바꿔 말하면 노조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할 맘이라면 임금보전과 같은 정규직 노동자의 이익을 양보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 우선의 원칙은 당연히 재계에도 통해야 한다. 유급휴일이라는 게 설령 재계의 주장대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남들이 쉬는 날에도 일해야만 하는 노동자의 처지를 감안하면 대승적으로 접근할 일이다. 그것이 사회적 연대고 해체된 사회를 통합하는 길이다. 게다가 정부안에 따르면 초과노동의 한도가 늘어난데다 첫 4시간의 할증률도 절반으로 깎이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재계가 반대하는 것을 보면 주5일제의 원칙에는 동의한다고 공언했음에도 이를 빌미로 주5일제를 유산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노·사·정에 휘둘리는 국민들의 삶 주5일 근무제는 도입돼야 한다. 자칫 자기 이익만을 내세우다간 주5일 근무제가 표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유력한 한 대선후보는 시기상조를 들먹이며 노사합의에 의한 자율도입을 주장한다. 이는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웃 중국이 1천달러 미만의 국민소득 수준을 갖고 이미 1997년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터에 소득 1만달러 수준이 시기상조라면 도대체 언제가 적기인가 또한 노사합의에 의한 도입이란 결국 노조가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중소 영세업체 종사자들을 오래 시간 노동의 구렁텅이에 남겨놓겠다는 주장이 아니고 무엇인가 주5일 근무제가 이번 국회에서 유산된다고 해서 노사 어느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론이 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비용만 증대시키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를 방치하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대안 없는 반대’만 되뇌며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노동계와 주5일제에 대해서는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재계, 그리고 재계의 눈치를 살피느라 줏대 없이 흔들리는 정부를 앞에 두고 국민은 하릴없이 하늘만 쳐다볼 뿐이다. 도대체 노사는 누구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지, 그리고 정부는 스스로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이익집단의 포로로 묶여버린 주5일 근무제를 지켜보며 드는 의문이다.

사진/ 박태주ㅣ산업연구원 연구위원·노사관계학.(박승화 기자)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루라도 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 2500시간에 이르는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으로는 삶의 질은커녕 노동의 질마저 향상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치더라도, 재계도 1998년 정리해고제를 도입하는 대가로 이미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각론에서의 차이로 말미암아 도입을 미룬다는 것은 집단적 이익을 앞세워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재의 정부안이 노동자들의 삶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노동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를 본 사항조차 뒤엎는 정부의 조치는 물론이거니와 근로기준법이 최저기준이라는 원칙까지 망각한 채 임금보전방안을 정해놓은 단체협약까지 개정(개악)하라는 요구는 아무래도 지나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의 전면적인 시행’이 선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니다. 노사 간의 역관계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중소기업이 놓일 상황을 노조라고 해서 모르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 대안을 낸다면 거기에는 사회적 약자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원칙이 포함돼야 한다. 즉, 무엇보다 과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 및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 여기에는 주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시행시기를 단축하는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만큼의 휴가(15일)를 보장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바꿔 말하면 노조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할 맘이라면 임금보전과 같은 정규직 노동자의 이익을 양보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 우선의 원칙은 당연히 재계에도 통해야 한다. 유급휴일이라는 게 설령 재계의 주장대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남들이 쉬는 날에도 일해야만 하는 노동자의 처지를 감안하면 대승적으로 접근할 일이다. 그것이 사회적 연대고 해체된 사회를 통합하는 길이다. 게다가 정부안에 따르면 초과노동의 한도가 늘어난데다 첫 4시간의 할증률도 절반으로 깎이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재계가 반대하는 것을 보면 주5일제의 원칙에는 동의한다고 공언했음에도 이를 빌미로 주5일제를 유산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노·사·정에 휘둘리는 국민들의 삶 주5일 근무제는 도입돼야 한다. 자칫 자기 이익만을 내세우다간 주5일 근무제가 표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유력한 한 대선후보는 시기상조를 들먹이며 노사합의에 의한 자율도입을 주장한다. 이는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웃 중국이 1천달러 미만의 국민소득 수준을 갖고 이미 1997년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터에 소득 1만달러 수준이 시기상조라면 도대체 언제가 적기인가 또한 노사합의에 의한 도입이란 결국 노조가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중소 영세업체 종사자들을 오래 시간 노동의 구렁텅이에 남겨놓겠다는 주장이 아니고 무엇인가 주5일 근무제가 이번 국회에서 유산된다고 해서 노사 어느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론이 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비용만 증대시키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를 방치하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대안 없는 반대’만 되뇌며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노동계와 주5일제에 대해서는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재계, 그리고 재계의 눈치를 살피느라 줏대 없이 흔들리는 정부를 앞에 두고 국민은 하릴없이 하늘만 쳐다볼 뿐이다. 도대체 노사는 누구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지, 그리고 정부는 스스로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이익집단의 포로로 묶여버린 주5일 근무제를 지켜보며 드는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