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서 남 주자!
등록 : 2002-10-30 00:00 수정 :
입시교육 전문사이트 메가스터디(
www.megastudy.net)의 손주은(41) 대표는 요즘 무척 바쁘다. 입시철이라서 그것만이 아니다. 연말이 가까워오며 우리 사회의 ‘빈약한’ 기부문화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과 언론이 자주 그를 찾기 때문이다.
최근 그는 뜻깊은 기부를 했다. 일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들의 미국 내 소송을 지원하는 정의회복위원회(위원장 정연진)에 3년 동안 1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 종자돈은 아름다운 재단(
www.beautifulfund.org)을 통해 지원되며, 명칭은 손 대표의 뜻에 따라 최달석 목사 기금으로 정했다. 최 목사는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저항하다 갖은 박해를 당한 손 대표의 외할아버지. 손 대표는 “아직 청산되지 못한 문제들이 많지만 아직도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당사자와 유족들을 두번 울리는 징용·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 돈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외할아버지의 뜻을 기리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사재를 털었지만 그동안 손 대표는 메가스터디 창업 이래 매출의 1%를 꼭 사회에 내놓았고, 지난해부터는 아름다운 재단 안에 ‘공부해서 남주자 기금’을 조성해 어려운 환경 탓에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이들을 도와왔다.
손 대표는 10월23일 기부금 전달 기자회견장에서 “비록 입시교육이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업도 잘되고 운이 좋아 돈도 좀 벌었다. 마침 대학 동창이기도 한 정연진씨가 사재를 털어가며 미국에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소송을 이끌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덕분에 외할아버지 뜻도 기리고 마음속 숙제를 풀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좋은 기회를 준 아름다운 재단과 정연진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