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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저,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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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0-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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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겨레 이정우 기자)
취임 100일(10월15일)을 넘긴 박관용 국회의장의 성적표는 몇점이나 될까. 그의 국회운영이 새삼 관심을 끄는 까닭은 그가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은 첫 국회의장’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정치학자와 국회 출입기자 249명을 대상으로 16대 후반기 국회 출범 이후 국회운영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박 의장은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우선 그가 대통령 본인의 시정연설을 요구하며 국무총리의 대독을 거부한 데 대해선 79.1%가 찬성의견을 밝혔다. 그가 1시간 남짓 본회의 사회를 거부한 것이 일단 ‘이유 있는 몽니’로 인정받은 셈이다.

박 의장은 9월 초 정부가 제출한 8건의 공문서를 “국무총리 부서가 없다”는 이유로 반송했다. 논란이 있었지만 전례 없는 일이었다. 박 의장은 또한 의원회관 정문을 개방했고, 일요일에도 국회도서관을 개방했다. 이에 대해선 90%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월 말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안 처리를 놓고 그의 중립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노회한 처신으로 친정인 한나라당에도 성의를 보이면서 단독국회의 사회봉을 잡지 않는 방법으로 비켜갔다. 이 때문인지 그가 당리당략을 떠나 국회를 운영하는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응답(61.4%)이 부정적인 응답(38.2%)보다 많았다.

그러나 행정부에 대한 견제에 대해선 적절하다는 응답(25.7%)보다 과도하다(26.9%)거나 제대로 못하고 있다(47%)는 응답이 많았다. 이전 국회와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더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44.6%)거나 달라진 게 없다(36.9%)는 부정적인 응답이 훨씬 많았다. 그 앞에 놓인 과제다.

박 의장은 “35년 전 다른 의원의 가방을 들고 국회에 들어와 의장이 됐으니 이제 욕심이 없다”며 “퇴임 뒤를 지켜봐달라”고 말한다. ‘날치기’를 없앤 전임 이만섭 의장에 ‘업적’에 박 의장이 무엇을 보탤지 지켜볼 일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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