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도 온라인으로!
등록 : 2002-10-16 00:00 수정 :
날씨가 추워지면 가슴 한켠이 시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 가운데 누군가가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횟수가 제한된 면회를 가지 않고도 옷가지나 신발, 책 따위의 영치품을 손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옥바라지 전문 쇼핑몰(okbaraji.co.kr)인 (주)옥바라지 대표
정덕환(37)씨는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된 적이 있는 ‘옥살이 유경험자’다. 옥살이의 설움을 체험해봤기에 쇼핑몰 구축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옥바라지’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필요한 영치물품을 골라 교도소의 수형자들에게 손쉽게 전달할 수 있는 쇼핑몰이다. 속옷·수건·운동복·양말·덧버선·귀마개·털신발·털장갑·도서류 등 수형자들에게 절실하면서도 영치가 가능한 물품들만을 모아놨다. 영치물품엔 까다로운 제약이 따른다. 예컨대 옷에는 주머니와 깃이 없어야 하며, 양말은 목이 길어선 안 된다. 자해가 가능한 재질로 된 물품도 사양한다.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무조건 물품을 보냈다간 반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옥바라지’는 이런 고민을 덜어준다. 여러 사정으로 직접 면회를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간단한 절차를 통해 수형자들에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옥바라지’엔 영치물품 이외에도 전국 교정기관과 법률정보, 출소 이후의 재활을 돕는 정보들이 담겨 있고, 최영동 고문변호사의 법률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7년 동안 수감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이 회사의 실무기획자로 참여하고 있다.
대기업 건설회사와 벤처기업체에서 일하다 이 사업에 뛰어든 정씨는 “법무부 교정국쪽에서도 수형자들의 처우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큰돈이 안 되는 틈새시장이지만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재소자들의 수형생활에 작은 보탬이 되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