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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2002년을 '정책선거' 원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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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0-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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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대선 앞두고 정책관철운동 선언한 대선유권자연대, 정치권 압박 시동 걸었다.

‘낙천·낙선운동을 넘어 정책관철 운동으로.’

유권자 선거혁명은 다시 이뤄질 수 있을까?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민사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부정선거 감시운동’에서 출발한 시민사회의 선거참여는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한 ‘후보자 정보공개운동’을 거쳐,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에 이르러 거대한 폭발력을 보이며 정치권을 긴장시켰다. 이제 새천년 첫 대통령 선거를 맞아 시민사회는 유권자가 원하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받아들이라고 정치권을 압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낙천·낙선운동을 뛰어넘어…

사진/ "낡은 정치 청산과 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를 위해 이제 유권자가 스스로 나서자." 지난 9월24일 열린 2002 대선유권자연대 출범식. (박승화 기자)
경실련·참여연대·한국YMCA 등 전국 3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2002 대선유권자연대’는 지난 9월24일 서울 혜화동 흥사단 강당에서 출범식을 열어 △낡은정치 청산 국민운동 △10대 개혁의제 선정 및 공약검증운동 △100만 유권자위원회 결성 등 3대 유권자운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시민사회는 지난 4월 200여 시민단체가 모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중심으로 대선기획단을 구성해 대선 공동대응 방안 마련에 들어갔으며, 그동안 7차례의 전체회의를 거쳐 ‘정책 캠페인’과 ‘유권자 운동’을 두 축으로 하는 대선 운동방식을 확정했다.

지난달 24일 출범식에서 이남주 상임공동대표는 “대선을 불과 90여일 앞두고 있는 지금 정치권은 진흙탕 싸움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정부패 청산과 정치개혁은 말만 무성할 뿐 제도화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책선거 원년을 만들기 위해 이제 유권자가 스스로 나서자”고 말했다.

유권자연대는 우선 △대선 전 반부패입법 완료 △정책중심의 선거운동 △선거자금 투명화 등 3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각 당 대선후보가 서명하도록 하고, 서약준수 여부에 대한 감시활동을 벌인 뒤 이를 대선 전에 공개할 예정이다. 또 유권자연대 소속 시민단체들이 낡은 정치 청산을 요구하는 시국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거리 및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와함께 곧 개설될 유권자연대 인터넷 홈페이지(www.ivote.or.kr)을 통한 온라인 만민공동회와 유권자의 직접 참여를 바탕으로 ‘10대 개혁과제’를 선정해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이를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계획이다.

김기현 유권자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유권자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텔레비전 토론회와 각 분야별 정책토론회 참여 등을 통해 후보자들에게 이를 집중적으로 질의하는 등 검증 작업을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낙천·낙선운동을 통해 이른바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쳤던 시민사회가 정책운동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총선과 대선 사이에 근본적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후보에 대한 반대운동은 자칫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운동으로 보일 수 있는데다, 각 당의 당내 경선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 선출된 대선 후보를 직접 압박하는데 따를 부담도 만만찮다. 게다가 상반기에 벌였던 대선 감시 시민옴부즈만 활동과 지방선거 당시 정책발의 운동 등이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약속 10가지'

그렇다고 정치권이 유권자들의 요구에 무관심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연대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10가지 약속'을 유권자들의 참여로 선정한 뒤 이를 가장 잘 실천할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약속한 유권자 100만명의 등록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이들 ‘조직된 유권자’의 선택이 한 곳으로 모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 15대 대선이 39만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정치 개혁에 나서겠다는 약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제도화를 통해 실제 개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선에 앞선 정기국회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치개혁 및 반부패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후보자들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자들의 공약만 믿고 대선 뒤까지 ‘개혁’을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얘기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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