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시장이라면…
등록 : 2002-09-18 00:00 수정 :
“내가 서울시장이라면 시장 관용차부터 경차로 바꾸겠습니다.”
서울 중부소방서 무학파출소
김종원(34·오른쪽) 소방사의 이색적인 제안이다. 서울시 전자사보 ‘클릭 시청가족’이 서울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내가 시장이라면’ 이벤트에서 김 소방사는 이 아이디어로 대상을 탔다.
그의 제안은 간단하다. “우리나라 현실에 경차가 좋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없다. 고위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야 사람들이 경차를 쉽게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시장이 된다면, 시장 관용차뿐 아니라 시의 모든 관용차도 경차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도 한때 몇달간 경차를 탔지만 지금은 중형차를 타고 있다. “중고차를 사려고 보니, 소형차나 중형차나 값이 비슷해 ‘승차감이 좋은’ 중형차를 샀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름값이 적게 들고 좁은 길에서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경차가 우리나라 실정에 잘 맞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에서 경차가 일반화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의 ‘자존심’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 돈 많은 사람일수록 큰 차를 선호하니 일반인들도 경차 타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관청이 나서서 경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먼저 없애줘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다.
김 소방사의 제안은 어디까지나 이벤트에 지나지 않아 서울시 시정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서울시장이 되면 정말 그렇게 할 거냐는 질문에 김 소방사는 “내가 시장이 될 리 있겠느냐?”며 웃었다. 그는 “조금은 이상적인 아이디어라는 것은 알지만, 정말 그렇게 한번 해볼 만하지 않느냐”고 진지하게 말했다. “서울시장이라면 이미 큰 명예를 얻은 것 아닌가요.” 소방사 경력 7년, 노총각 소방사의 제안이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어느 시장 후보자의 공약으로 채택되는 것은 아닐까?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