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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장애여성이여, 국제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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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9-1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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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6∼7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한국여성장애인대회 초청 강연을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캐나다 여성장애인 인권운동가 도린 데마스(45). 캐나다 원주민이자 시각장애 여성으로서 삼중고를 안고 있는 그의 개인사는 자신의 정체성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과정이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뒤 처음 발을 내디딘 곳이 장애소비자운동이었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상품을 감시하는 운동이었으나 “너무 남성 주도적이어서 여성만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며 옮긴 곳이 장애여성운동단체인 캐나다장애여성네트워크. 여기서 회장까지 맡으며 주력한 분야는 장애여성에 대한 폭력과 고용·출산 문제였다.

그가 캐나다 장애여성운동사에서 주요 성과로 꼽는 일은 지난 97년 10월 캐나다 대법원이, 병원치료를 받을 때 수화통역 서비스를 받지 못한 청각장애인에 대해 ‘차별’로 인정하며 “정부가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도록 미리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책임을 질 것”이라고 판결을 내린 일이다. 최근에는 장애 원주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캐나다 원주민 의회의 장애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또 의과대학 강단에서 물리치료사들을 상대로 장애 원주민들을 어떻게 대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가르치는 일도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다.

현재 캐나다 장애인권운동에서 “건물이나 교통시설에 대한 접근권이나 장애인 편의시설 확보 문제는 한 단계 넘어섰으며, 문서나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말해 한국의 장애인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장애여성들의 국제연대 작업에 관심이 많다. 아직은 구상 중이지만, 한국 방문을 계기로 본격적인 연대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장애가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장애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아리 기자/ 한겨레 사회1부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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