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탄·생··지·만·원
등록 : 2002-09-04 00:00 수정 :
이른바 ‘시스템사회운동 대표’로 이름을 알려온
지만원(60)씨가 요즘 뜨고 있다. 뉴스에서 그를 거론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고, 방송 인터뷰도 줄을 잇는다.
뜨는 이유 첫 번째. 단순하고 용감해서다. 명예훼손당할까봐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는 8월5일 한 강연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DJ는 빨갱이다. 임동원도 빨갱이다. 김동신도 빨갱이다.” 이 발언이 화제를 뿌리자 8월16일엔 몇몇 일간지 광고를 통해 한발 더 나아갔다. “광주사태는 소수 좌익과 북한에서 파견한 특수부대원들이 순수한 군중들을 선동해 일으킨 폭동이었다.” 항의가 쏟아졌지만 일주일 뒤 태연히 라디오 방송에 나와 “좌익세력이 김정일과 연결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뜨는 이유 두 번째. 60년대 육사 입학 신체검사 때의 후일담이 한 인터넷 매체에 실리면서 급기야 이회창 후보의 대안으로 급부상해서다. ‘아름다운 병역비리’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몸무게는 물 한 주전자로 더하고, 키는 구두를 신고 합격했다는 것인데…. 당시 출세코스인 사관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편법을 ‘비리’로 봐야 할지 ‘충정’으로 봐야 할지 네티즌들에게 뜨거운 논쟁적 화두까지 안겼다.
뜨는 이유 세 번째. 말과 행동이 일치해서다. 그는 ‘좌익척결’을 입으로만 하지 않고 몸으로 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시스템클럽(systemclub.co.kr)에 ‘건방진 글’이 올라오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인터넷주소(IP) 추적에 나선다. 특히 조롱투의 글은 참지 못한다. ‘시스템클럽’을 둘러보면 그가 그런 글에 얼마나 몸서리치게 피해의식을 느끼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선 그가 이번 대선에 꼭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빨리 병원에 가셔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찮다. 어쨌든 국민들이 즐거워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듯하다. 오죽하면 인터넷 논객 진중권씨가 앞으로는 ‘갑제 형님’대신 ‘지만원 어린이’와 함께 놀겠다고 선언했을까. 진중권씨는 지난 8월31일 ‘시스템클럽’ 자유게시판에 들어와 이런 글을 남겼다. “앞으로 빨갱이에 대해서 궁금하신 거 있으면 얼마든지 올려주세요. 이 빨갱이 성의껏 답변해드릴 테니까….”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