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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소설로 꾸민 옛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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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9-0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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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화 기자)
고대설화를 전공한 67살의 노학자가 첫 소설을 펴냈다.

건국대 국문과 김현룡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김 교수는 최근 3권짜리 <소설 오성과 한음>(철학과현실사, 각권 8천원)을 출간했다. 임진왜란 전후 명재상으로 활약한 오성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의 우정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활약상을 유장한 필체로 그려냈다.

김 교수는 특히 전공분야인 한문기록 설화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데 엮어 소설로 완성했다. 이 때문에 공식 역사기록 이면의 진솔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곳곳에 풍성하게 담겨 있다. 김 명예교수는 “오성과 한음의 우정을 다룬 설화들뿐 아니라 인조 때 정승을 지낸 정충신이 천출 서자 신분으로 이항복에 의해 발탁돼 성장하는 이야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기록설화를 여럿 담아냈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한국문헌설화> <한국고설화론> 등 15권의 설화 관련저서를 펴낸 국문학계의 대표적 한문설화 연구자다. 한국 한문설화의 90% 이상을 섭렵했다고 스스로 자부할 정도다. 그는 “설화를 연구하고 가르치다 보니 소설로 쓰면 좋겠다 싶은 소재들을 많이 발견했다. 2000년 퇴직 뒤 본격적으로 소설 구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정리한 소재들을 엮어 실제 소설로 완성하는 데만 꼬박 6개월이 걸렸다. ‘독수리 타법’으로 하루 15시간씩을 고스란히 창작에 바쳤다. 그는 “고교와 대학시절 소설을 습작해본 경험과 고대소설의 구조 등을 참조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각종 설화를 소재로 한 소설들을 계속 펴낼 계획이다. 그는 “다음번엔 우리 선인들의 생활상과 심상을 담은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설화는 우리 고유의 정서와 시대 해석을 담고 있어 설화를 소재로 한 소설은 역사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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