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즐겨보시라!
등록 : 2002-08-21 00:00 수정 :
“퍼포먼스가 어렵다고요? 일단 한번 와서 즐겨보면 생각이 바뀔 겁니다.” 지난 8월17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앞에서는 한국 퍼포먼스 30년사를 총정리하는 대규모 퍼포먼스 축제 ‘한국실험예술제’가 열리고 있다. 미술전시나 연극 등에서 산발적인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일은 종종 있지만 무세중·이건용씨 등 1세대에서 1990년대 이후 활동하고 있는 4세대까지 총망라해 실험예술가들이 함께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대행사’가 아닌 ‘유료’ 퍼포먼스 공연도 이번 축제가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퍼포먼스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퍼포먼스는 옷을 벗는다거나 하는 기괴한 해프닝 정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일반인들과 퍼포머들의 벽을 허물어보고 싶습니다.” 이번 축제를 기획한 한국실험예술정신 코파스의
김백기(37) 대표는 90년대 초반부터 홍대 앞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퍼포머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퍼포머들의 네트워킹 작업에 주력해 70여 퍼포머들이 총집합하는 이번 축제를 만들어냈다.
8월25일까지 총 60여회의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이번 축제는 시어터제로 같은 극장뿐 아니라 명월관, nbinb, 사브 등 홍대 앞 클럽 9군데서 열린다. 클럽에서 맥주를 마시며 ‘보는’ 퍼포먼스에서 ‘즐기는’ 퍼포먼스로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의도다. “90년대 후반 홍대 앞에서 발전소나 황금투구 같은 클럽을 운영하면서 주말에 마임이나 실험극 등 퍼포먼스를 시도해봤어요. 극장에서 할 때보다 반응이 좋아서 이번 축제에 도입했습니다.”
막연히 던져주는 행위가 아니라 관객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각 작품마다 해설과 토론시간을 갖는 것도 이번 축제의 특징. 클럽에서는 무료로 맥주를 제공하고, 하나의 공연을 본 뒤 다음 공연을 볼 때는 티켓을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 쌈지 스페이스는 한국 퍼포먼스사를 정리하는 사진전 ‘인물로 본 한국 퍼포먼스 30년의 투영’ 사진·영상전도 연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