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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여행 끝에 ‘바다’가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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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8-1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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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종수 기자)
홍익대 앞 바(Bar)치고 에어컨 없는 곳이 있을까? 10평 남짓한 공간에 소박하면서 개성 있는 인테리어로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바다’(02-334-5572)에는 에어컨이 없다. 더위에 ‘익숙’한 손님들에게 ‘에어컨을 설치할까요’라고 물으면 오히려 사양한다. 두개의 창문을 열어둔 풍경이 더 좋다며. ‘바다’는 여러모로 색다르다. 최근에 이 공간을 만든 김명렬(42)씨부터가 그렇다. <객석> <한국연극> <우먼센스> 등에서 기자로 일하며 문화칼럼을 오래 썼고, EBS <문학기행>, 예술채널37 등에서 MC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사진가·여행가로서 더 알려졌는데, 툭하면 차를 몰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산간오지를 찾아다닌다. 얼마 전에 펴낸 <길 위에서 버린 생각>(매일경제신문사 펴냄)이 그 결과물이다. ‘바다’가 생겨난 것도 여행 때문이다.

“몇몇 지인들과 조그만 여행 잡지를 만들려고 준비하던 중에 함께 모여서 얘기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서 (술잔을) 홀짝이기를 좋아하는데 홍익대 부근에는 그런 곳이 별로 없어 아쉽기도 했고요. 마침 작업실 옆에 저렴한 비용의 공간이 생겨 두 가지를 단번에 해결할 욕심에 대뜸 시작했어요.”

덕분에 여행 잡지 창간을 뒤로 미뤘고, 홍익대 부근에서 벌어지는 색깔 있는 문화 프로젝트들을 다루는 잡지부터 만들 작정이다. 이른바 ‘바다 기관지’다. 이미 이 바는 근처에서 작업하는 조각가·미술가·음악가 등의 사랑방이 되고 있다. 인테리어도 무대미술 하는 손호성·이수연씨 등이 나서서 만들어줬다. 또 이곳에 가면 ‘바다의 여인’으로 불리는 미인을 만날 수 있다. 오래전에 김씨가 혼자 마실 만한 바를 찾아다니던 중이었다. 칵테일을 주문했는데 맛은 시원치 않았지만, “손님에게 가서 맛있어져라”하고 칵테일에 주문을 건다는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직접 바를 차리면서 그때의 아르바이트생, 연극 공부하는 대학생 김현주(22)씨를 찾아내 함께 바를 운영하고 있다.

이성욱 기자 lewo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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