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에 걸친 ‘처음’인생
등록 : 2002-08-13 00:00 수정 :
“시민들이 만족하는 행정을 위해서는 일선 공무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행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바탕으로 공평하고 균형 있는 인사행정을 펴나가고 싶습니다.”
‘공직사회의 꽃’은 여성 공무원이 아니다. 수많은 공무원의 인사행정을 총괄하는 자리야말로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모든 공무원이 한번쯤 꿈꾸는 ‘꽃’ 같은 자리다. 지난 8월6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시 인사행정과장에 임명된
이봉화(49) 과장은 그런 뜻에서 ‘공직 사회의 꽃’으로 불릴 만하다.
30년에 걸친 이 과장의 공직생활 동안 그에게는 유달리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언제나 따라다녔다. 지난 1973년 19살에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87년 남녀가 함께 치른 첫 5급 승진시험에서 첫 번째 여성 합격자가 됐다. 서울시는 그 전까지 여성들만 따로 모아 승진시험을 치르는 제도를 두었다.
이 과장의 ‘처음’ 인생은 그의 학력란에서도 빛을 발한다. 충주여고를 졸업한 지 11년 만에 한국외대 일본어과를 마친 그는 서울시립대 도시행정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며 박사 출신 서울시 여성 공무원 1호를 기록했다. 또 현직 공무원이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현지 대학 박사과정에 곧바로 들어간 것도 이 과장이 처음이다.
서울시에서 주로 사회복지와 여성·청소년 실무를 맡았던 이 과장은 지난 92년부터 97년까지 5년여 동안 정무2장관실에서 여성정책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이 그의 관심사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 번째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한국과 일본의 여성정책에 관한 비교연구’를 선택한 그는 지난 2001년 일본 도시샤대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을 마친 뒤 현재 ‘한국형 고령자 재택서비스 정책연구’를 주제로 두 번째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장은 “전체 인구의 7%에 이르는 고령인구의 절대다수가 여성이고, 이들을 돌보는 사람의 70∼80%가 여성이다. 앞으로 20여년 뒤면 현실화할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에게 편중된 고령인구 부양의무를 온 사회가 나눠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