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피해자들의 예쁜 마음
등록 : 2002-07-31 00:00 수정 :
기지촌 공동체인 새움터가 운영하는 탈성매매 공동작업장(꽃가게) 언니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 2층에서 한국여성재단의 후원으로 열리는 ‘언니들 내음’(7월24일∼8월2일)이 그것이다. 99년 동두천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전시회는 동두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였다.
전시공간은 구슬 주렴을 사이에 두고 두칸으로 나뉜다. 꽃가게 언니들이 만든 압화·구슬공예·종이꽃 작품들과 평택의 일시보호소 언니들이 만든 합동화·십자수공예품이 한칸을 채우고, 다른 칸은 전시회 취지에 공감하는 여성들이 내놓은 판화·그림들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퀼트협회 윤혜경 회장은 해방 이후 기지촌 여성들의 내력을 담아낸 퀼트작품을 내놓았다.
반대쪽이 들여다보이고 이동이 자유로운 주렴 설치품은 동시대를 살면서도 서로 다른 세계에 머물러 있는 기지촌 언니들과 여성 작가들의 처지를 상징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자는 꿈을 은유한다. 전시회 실무담당자인
김주혜(오른쪽,25·여성주의 웹사이트 언니네 멤버)씨와 자원활동가
소윤(21·서울대 조소과)씨는 지난 3월 여성활동가·작가 5명과 함께 의기투합해 넉달간 전시회를 준비했다. “언니들은 아직 자기 삶에 대해 하고픈 말을 다 털어놓지 못합니다. 내음이란 향기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마음 안의 소리라는 한자어로도 풀이되죠. 언니들이 가슴에 담고 있는 분노와 슬픔, 희망을 사람들과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전시회 출품작인 구슬로 만든 목걸이·귀걸이는 올 여름 실용 액세서리로 인기가 높은 아이템이다. 방문객은 전시장 작업대에서 귀걸이와 목걸이를 직접 만들어 가져올 수 있고, 바쁜 이들이라면 만들어놓은 작품을 살 수도 있다. 압화 열쇠고리와 휴대폰 고리도 인기를 끄는 작품이다. 미처 전시장을 찾지 못한 이들은 새움터에 직접 작품을 주문해 구입할 수도 있다(문의 031-867-4655).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