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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삶의 원형을 찾아낸 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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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7-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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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정용 기자)
푹푹 찌는 불볕더위에 아스팔트도 지친 한여름. 산과 바다를 찾아 무작정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풍광이 빼어난 계곡도 좋다. 하지만 사람에 치이도록 북적대는 피서지에 진력났다면 이제 고향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일에, 무더위에 심신이 찌들었을 때 고향은, 낯선 휴가지 못지않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쉼터다. 혹시 아는가. 유년의 기억이 한여름 밤하늘의 별처럼 새록새록 솟아날지.

김선규(41·<문화일보> 사진부 차장)씨의 사진전 ‘고향, 삶의 원형을 찾아서…’(7월12∼18일)가 롯데백화점본점 롯데화랑에서 열렸다. 고향의 살가운 정경을 담아낸 이번 전시회를 위해 김씨는 지난 5년간 50여개 마을을 찾아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고성산불 1년의 기록’ 전시회에 이어 두 번째 사진전이다. “강원도 고성산불 기록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자연의 포용력과 신비스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잿더미틈으로 여린 새싹이 움터오는 것을 보고 카메라를 놓을 수가 없었죠.”

전시회에 걸린 사진 속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다른 고향의 빛이 오롯이 담겨 있다. 방문을 빠끔히 열고 환히 웃어보이는 시골 할머니의 곱게 늙은 얼굴에서, 우산을 받쳐든 채 흰눈 덮인 겨울 산골을 걷고 있는 노부부의 동행에서, 강가의 늙은 나무 사이로 비끼는 노을을 벗삼아 나룻배를 탄 어부한테서 고향은 푸근한 ‘삶의 원형’으로 다가온다.

‘탈영병의 최후’, ‘가평의 UFO포착’, ‘까치의 헌화’ 등 수많은 사진특종을 낚기도 한 그는 월간 <말>이 선정한 한국을 이끌어가는 386세대의 대표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성 산불지역의 산과 나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재생의 신비를 카메라에 보듬고 있는 그는 ‘고성산불, 10년의 기록전’을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걸린 사진들은 <우리 고향 산책-고향, 삶의 원형을 찾아서…>(생각의나무 펴냄)로 곧 나온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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