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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박노자와 ‘아시아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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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7-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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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화 기자)
오슬로국립대 박노자 교수가 사회비평집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낸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책은 나오자마자 서점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박 교수는 한 가지 고민에 빠졌다. “이 책의 수익으로 어떻게 하면 한국사회에 이롭고 뜻깊은 일을 할 수 있을까.”

국제시민교육사랑방 ‘아시아의 친구들’(Friends of Asia)은 그렇게 탄생했다. 박 교수와 손잡은 국내 인권활동가들은 6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둥지를 마련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잠시 귀국한 터라, 지난 6월25일 점심에는 지인들을 불러 조촐한 개소식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일산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노혜경 시인과 정범구 민주당 의원, 홍세화 <한겨레> 편집위원 등의 얼굴이 눈에 띄었다.

‘아시아의 친구들’이 가장 중심에 둔 사업은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이다. 그들에게 한국말을 배우는 것은 절박한 문제지만, 기회는 절대부족한 현실이다. 현재 일산 인근 가구공단에는 2천여명으로 추산되는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박 교수는 먼저 가구공단의 한 이주노동자 기숙사에서 매주 토요일 무료 한글학당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97년부터 2000년까지 건국대 평생교육원에서 이주노동자들에게 자원봉사로 한글을 가르쳤던 박 교수는, 교육원이 문닫는 걸 지켜보며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있기에 한글학당을 여는 느낌은 더욱 각별하다.

‘아시아의 친구들’은 이 밖에도 침·풍물·꿈나무 기자교실과 국제벼룩시장 등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친다고 한다. 지역사회 활동을 아시아 시민운동과 연계한다는 꿈도 꾸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도 외국인의 수가 5∼10%를 차지할 겁니다. 이를 위해선 다문화주의의 토양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는 정말 이주노동자를 차별 없이 친구로 대해야 한다는 박 교수. 초기 인세 3천여만원을 기부한 그는 앞으로도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이 단체에 보낼 예정이다(문의 031-921-7880).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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