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도 못말린 웬디스 광고모델
등록 : 2002-05-29 00:00 수정 :
“늘 데이브식으로 하겠다.”
미국의 햄버거 체인인 웬디스가 6월부터 시작하는 광고의 헤드카피다. 지난 1월 죽은 창업자
데이브 토머스의 방식을 지키겠다는 약속으로, 토머스는 ‘슈퍼 밸류 메뉴’라는 상품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광고와 미국·캐나다의 5700여개 체인점에 배포될 포스터에 등장한다. 살아 있는 사마중달을 죽어서도 놀라게 했다는 제갈공명의 미국판인 셈이다.
웬디스는 토머스가 죽은 지난 1월8일 그가 출연한 광고를 마지막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웬디스의 역사가 토머스의 삶 자체라는 판단에 따라 다시 광고물에 그를 등장시키기로 결정했다. 토머스가 브랜드 이미지 그 자체로 인식된 것은 1989년부터 13년 동안 그가 800개가 넘는 웬디스 광고에서 사실상 유일한 모델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토머스는 새 포스터에서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흰색 반팔 셔츠,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넉넉한 웃음을 지으며 편안함을 안겨준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돈 캘훈은 “애초 그의 이미지를 광고에 계속 쓰는 것이 장삿속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고인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입지전적인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자선에 충실한 생활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32년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태어난 토머스는 가난 때문에 15살에 학교를 중퇴한 뒤 식당 종업원 등으로 일했다. 56년 바비큐 레스토랑을 개업하며 패스트푸드와 인연을 맺었고, 69년 딸의 이름을 딴 ‘웬디스’의 문을 열었다. 그는 웬디스를 연매출 70억달러에 세계 각지에 6천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미국 3위의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발전시켰다.
태어난 지 6주 만에 입양아가 된 토머스는 92년 데이브 토머스 입양재단을 설립해 입양사업에 힘을 쏟아오기도 했다.
정재권 기자/ 한겨레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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