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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제 인격권도 재산권처럼 [뉴스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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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2-04-08 11:16 수정 : 2022-04-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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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5일 법무부가 민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 판례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인정됐던 ‘인격권’이 민법에 도입된다. 앞으로는 직장 내 갑질, 학교폭력, 온라인 폭력, 불법 녹음·촬영, 디지털성범죄, 개인정보 유출, 메타버스 내 인격 침해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모두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서 2004년과 2014년에도 같은 취지의 민법 개정안이 있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법무부는 2022년 4월5일 인격권과 인격권의 침해배제 및 예방청구권을 명시한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 제3조는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만 규정돼 있다. 개정안은 민법 제3조의2 1항을 신설해 인격권을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 자유, 명예, 사생활, 성명, 초상, 개인정보, 그 밖의 인격적 이익에 대한 권리’로 정의했다. 기존의 민법 체계가 재산권을 중심으로 구성됐는데, 대등한 권리로 인격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또 인격권 침해를 예방하고 침해 중지를 청구할 권리도 마련했다. 인격권이 침해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피해자가 권리 구제에 나서면 사후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개정안은 현재 진행 중인 인격권 침해에 대한 중지 청구, 사전적 침해 예방 청구도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예컨대 당사자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편집된 영상 등도 인격권 침해가 우려된다면 사전에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에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의 인격권도 명문화했다. 허위 기사 등으로 법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에 대한 권리 구제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을 상대로 한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비판 등을 광범위하게 ‘법인의 인격권 침해’라고 주장할 수 있어 인격권을 부여받은 법인이 개인의 비판을 막는 등 과도한 방어 조항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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