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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관악산 지키미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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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5-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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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의 살림꾼을 뽑는 지방의회 선거는 여러 지역현안이 쏟아져나오는 장임과 동시에, 노동자·주부·노인·학생 등 정치적 소수자로 묶인 사람들이 정치일꾼으로 떠오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최경호(건축학과 4년)씨도 그렇게 ‘뜬’ 일꾼 중 한명이다. ‘학생후보’임을 내세운 그는 최근 민주노동당 관악을 지구당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서울시의원 후보로 추대됐다. 도시계획에 관심이 많은 그는 “건설자본의 이해에 휘둘리지 않는 주민친화·환경친화적 도시계획”을 정책으로 내걸고 그 첫발로 “졸속행정으로 비판받는 강남도시순환고속도로 건설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사업은 2조600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들여 관악산을 짓뭉개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없애겠다는 겁니다.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으로 대중교통수단에 투자하고 남부순환도로의 상습정체지역에 가변도로를 하나 설치하는 게 더 효과적이죠. 행정소송을 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설 백지화 운동을 할 겁니다.” 최 후보는 이런 뜻을 내걸고 5월16일 서울대에서 출발해 시청까지 이르는 ‘달리기 시위’를 할 예정이다.

“정치라는 게 일부 가진 자들의 돈놀이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는 그의 뒤에는 쌈짓돈을 내고 돈이 없으면 아침·저녁 시간을 내는 민주노동당의 자발적 지지자들과 학교 선·후배들이 있다. “동네 아주머니들에게도 시의회를 참관해보라고 권합니다. 많은 분들이 보면 알아요. 아,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구나. 정치가 별겁니까? 내 고장에서 내 이웃에 필요한 일을 하는 거 아닙니까. 사심 없는 정치적 마이너리티일수록 더 깨끗하고 대안적인 풀뿌리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문을 두드리면 그 길이 열립니다.”

그는 “먼 훗날까지 정치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에 당선되면 임기를 마칠 때까지 다른 무엇보다 시의원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힌다.(문의 02-872-8027)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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