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용호 기자)
통합을 화두로 앞세운 점도 일치합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 분열을 위험수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또 두 후보는 반부패, 원칙의 확립, 공정한 인사 등을 강조합니다.“가벼운 농담도 주고받고 토론하는 국무회의”(노무현) “청와대를 영빈관으로 바꾸고 대통령 집무실은 국민과 가까운 곳으로 옮길 것”(이회창)이라는 데서 탈권위주의도 발견됩니다. 둘의 노선 차이는 경제정책과 남북문제에서 드러납니다. 노 후보는 성장과 함께 분배를 강조하고, 남북화해를 중시합니다. 이 후보는 분배와 함께 성장을 강조하고, 남북관계에 상호주의를 강조합니다. 노 후보가 평등에, 이 후보가 자유에 무게를 둔 듯하지만, 각각 ‘좌파적’, ‘수구적’이라고 공격당할 만큼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두 후보의 결정적인 차이는 노 후보가 ‘통합과 개혁’, 이 후보가 ‘통합과 화해’라고 한 데 있지 않나 합니다. 지향은 비슷하지만 상황인식과 처방에 격차가 있습니다. ‘개혁’과 ‘화해’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혁은 이해관계와 구조의 변화를 지향하는 반면, 화해는 현상유지적인 갈등해소를 지향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역주의, 개발독재, 분단, 일제지배의 역사가 갈등 요인입니다. 기득권층과 정권은 이러한 질곡에 편승해왔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이것이 개혁의 대상인지, 화해하면 되는 것인지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연설에서 공통사항과 선택사항이 답안지로 제시된 셈입니다. 좋은 연설은 명문장이 아닙니다. 후보수락연설이 거울에 비춘 듯 대통령 취임사가 되고, 취임사가 거울에 비춘 듯 대통령 퇴임사가 될 때 명작이 됩니다. 후보수락연설이 나중에 곧 퇴임연설이 되도록 하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과제입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정영무 young@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