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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나는 고발한다, 5공의 만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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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5-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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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군사독재에 대한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독재의 망령이 살아남지 못하도록 확실히 법의 철퇴를 내려야 합니다.”

어우경(54·하나로통신 기술부 과장)씨는 오는 5월16일에 맞춰 서울지검을 찾을 계획이다. 헌정질서파괴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고발하기 위해서다. “이미 김영삼 정권 때 법의 심판이 끝나지 않았냐고요? 그건 크나큰 오해입니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숱한 인권을 유린한 독재자가 깨끗이 사면받고 지난 1월엔 버젓이 청와대에 점심 초청을 받아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그가 한 짓 가운데는 아직 법정에 올리지 못한 것도 적지 않습니다.”

그가 이번에 낼 고발장은 법정에 올리지 못한 전씨의 혐의 가운데 특히 ‘삼청교육’을 지목하고 있다. “삼청교육은 권력을 남용해 많은 국민들에게서 가정과 생명을 빼앗은 극도의 인권유린이자 헌정질서 파괴행위입니다.” 그는 “당시 사회악 일소라는 허울 아래 무려 6만명이 검거돼 군대에 끌려가 처참히 망가졌다”며 “그러나 그 책임을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전에 세번 삼청교육대에 대한 고발이 이뤄졌지만 모두 공소시효 소멸로 ‘공소권 없음’ 판결을 받고 땅만 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헌정질서파괴범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법률 제5028호)이 국회를 통과해 공소시효에 대한 제약이 풀렸으니 이제라도 정당한 법의 심판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이미 삼청교육 희생자 123명의 고발서명도 함께 받아놓았다.

어씨 자신은 삼청교육에 끌려간 적이 없다. 1974년 기술직 공무원이 된 이래 체신부와 한국통신 등에서 무선기술 쪽 일을 해왔다. 아이로니컬하게도 80년대 초·중반 줄곧 청와대에서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92년부터 제가 사는 의왕시 모락산 환경보존 등의 시민운동에 참여하면서 역사의식에 눈뜨게 됐습니다.” 참여연대 ‘작은권리를 찾는 사람들’의 일원인 그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시민들의 부릅뜬 눈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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