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공연에 선물도 준다네
등록 : 2002-05-02 00:00 수정 :
탤런트
이상철(40·윗줄 가운데)씨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얼굴을 보면 그가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다. 문화방송 공채 18기. 박상원·이재룡씨 등 그의 동기들은 이미 스타가 돼 있지만, 그는 ‘못생긴’ 탓에 여전히 조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신사복을 입을 필요가 없는 배역을 주로 맡아 의상비는 안 든다”며 껄껄 웃는다. 그러나 그가 삶에서까지 조역은 아니다.
그가 대표인 극단 ‘버섯’이 5월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대학로의 소극장 ‘알과 핵’에서 기업은행 후원으로 제13회 정기공연을 한다. ‘발칙한 녀석들’이란 제목의 이 연극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이 자살을 하려던 실업자를 설득해 교통체증이 심한 길에서 함께 뻥튀기 장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한, 사회풍자적 성격이 섞인 희극이다.
공연 관람료와 팸플릿은 모두 무료다. 관객들에게 선물까지 준다. 왜? 공연이 장애인 등 평소 연극을 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극단 ‘버섯’의 무료공연은 지난 95년 창단 이후 벌써 13번째이다. 구성원들도 특이하다. 이씨는 예술적 소질은 있지만, 소년소녀 가장이거나 고아라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숙소와 연습장을 만들어주며 지금껏 돌봐왔다. 이씨를 포함해 9명의 단원 중에는 이렇게 자라 지금은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학생이 3명이다.
“버섯은 그늘진 곳에서 싹이 트고 자라지만 생명력이 강하고, 은은한 향기가 널리 퍼지잖아요.” 극단 이름에 대한 이씨의 설명이다. 7남매 중 막내로, 그것도 하나뿐인 아들로 태어난 이씨는 이들을 돌보느라 아직 결혼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결혼보다 꼭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다. “서울의 복지관과 특수학교에만 2만5천여명의 장애인들이 있어요. 이들이 모두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예술의전당 같은 큰 곳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3∼4년 안에, 꼭요!”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