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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클릭, 건강]마음을 열고 자연에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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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5-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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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건강 만들기 ㅣ 화가 임옥상

기분 좋은 교류로 정신건강 챙겨… 산과 바다의 기운 온몸으로 받아들여

사진/ (박승화 기자)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나는 밥맛이 없어 밥을 끼적거리며 먹거나 남겨본 적이 없다. 먹을 때마다 맛있고 먹는 것마다 그 나름의 독특한 맛에 매료된다. 가까운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고 너무나 동물적인 인간이라고 놀려대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화가 났다가도 근심거리가 있다가도, 밥만 보면 음식만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게걸스럽게 먹어대니 누가 그 모습을 정상으로 보아 넘기겠는가?

건강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운동을 하고 보약을 먹고 관리를 한다 해도 마음이 건강치 못하면 몸이 건강할 수 없다. 나는 우선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단점이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나는 단점보다 사람에게서 배울 만한 것이 틀림없이 있다고 믿고 그 사람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한다. 먼저 부정하고 나서지 않고 가급적이면 기분 좋게 생각하고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려 노력한다.


동물적 인간이라 불릴지라도

나는 잘 웃는다. 사람들과 모이면 뭐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입을 쫑긋거리며 즐거운 좌석을 만들려 노력한다. 사람들과 술잔을 앞에 놓고 농담하며 시간 때우는 것처럼 재미나고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담배는 15년 전에 끊었다). 유머감각이 없는 사람들과는 잘 안 만난다. 점잔빼고, 잘난 체하고, 거들먹거리고, 권위를 앞세우는 자들은 정신건강상 안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득이 만나게 되면 여지없이 내 특유의 재치로 골탕을 먹인다. 나는 자유인이다. 거칠 것이 무엇인가. 예술가가 누구의 눈치를 보겠는가.

나는 8년째 수영을 하고 있다. 거의 규칙적으로 아침에 주로 한다. 수영하지 않는 날은 등산을 1시간30분쯤 한다. 매일은 못하지만 가급적 끊기지 않으려 노력한다. 간간이 러닝머신을 이용해 달리기도 한다. 집 가까이에 수영장이 있고, 북한산 자락에 살아서 등산하기가 여간 좋지 않은 여건이 아니다. 약수터까지 땀을 충분히 흘릴 수 있는 아침의 산행은 나에겐 최고의 행복이다. 요즈음 피어나는 나뭇잎을 보는 것은 말 그대로 축복이다. 초록색이 이렇게도 다양할 수 있을까. 새 이파리가 이렇게도 귀엽고 앙증스러울 수 있을까. 아! 이 수많은 나무, 나뭇잎을 누가 피워내는가. 또 이 바람은 누구의 조화인가. 나는 물을 좋아한다. 샘물, 웅덩이 물, 냇물, 강물, 바닷물. 물이란 물은 다 좋다. 나는 물만 보면 뛰어든다. 몸 전체로 물을 감촉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어느새 물개가 다 되었다.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물에 들어가면 나오질 않는다. 여름만 되면 나는 안달이 난다. 수영장에서 벗어나 바다로 나갈 꿈에 부푼다. 대서양. 태평양, 지중해, 인도양 등 내가 뛰어들지 않은 바다가 없다. 몇 시간이고 스노클링하느라, 바다의 신비에 취해 온몸- 다리 오금까지- 이 완전히 까맣게 될 때까지 나는 바다에 떠 있곤 한다. 물을 감촉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건강하다.

쫄티 입으며 몸매 관리한다

나는 쫄티를 즐겨 입는다. 정장할 필요가 없는 나는 다리미질이 필요 없는 티셔츠가 제일 편안한 옷이다. 몸매가 자랑스러워 쫄티를 입는 것이 아니라 몸관리를 위해 억지로 쫄티를 입는다. 즉, 쫄티를 입지 못할 정도가 되면 안 되니까 늘 쫄티를 입으며 내 몸을 점검하는 것이다. 수영을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그냥저냥 입어도 흉해보이지는 않겠지만 나이가 나이니만큼 뱃살·허릿살이 문제가 안 될 수 없다. 마음을 놓으면 틀림없이 걷잡을 수 없게 배가 나오고 말 터이니까. 딱 붙는 옷을 입어 이를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음식을 가리는 것을 거의 죄악시한다. 세계의 곳곳을 여행할라치면 일행 중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나도 한때는 못 말리는 김치파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음식도 편견의 소산이요, 이 또한 인종주의의 연장이며, 문화적 편식이라고. 그렇다. 음식을 통하지 않고 우리는 다른 나라, 민족,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 음식을 맛있게, 익숙하게 먹을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남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다.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그 노력이 진실된 것일수록 빨리, 그리고 깊게 상대의 음식을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는 곧바로 건강과 직결된다. 마음을 열어야 건강하다. 몸의 건강은 열린 마음으로부터 자연적으로 얻는 신의 은총이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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