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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건강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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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4-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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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겨레)
일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은 고역입니다. 신도시 주변으로 아파트가 자꾸 들어서는 바람에 출근길의 자유로는 전혀 자유롭지 못합니다.

뒤늦게 경의선 복선화 공사를 하고 있는데, 신도시가 들어서기 전에 일산과 서울 도심을 직선으로 잇는 이 길을 다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만 더하게 됩니다.

매일같이 1시간여의 버스 여행을 하면서도 일산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호수공원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는 호수공원에서 뜀박질하는 맛 때문입니다.

지난 3월부터 조금씩 뛰기 시작했습니다. 요시카 피셔의 책 <나는 달린다>와, 달리고 있던 친구의 권유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가까운 이의 변신이 원동력입니다.

매스컴에 소개된 적도 있는 김성남 충남방송 부사장입니다.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할 때만 해도 그는 살과 술을 달고 살았습니다. 7년 전 초여름 북한산 보현봉으로 무작정 끌고 갔더니 너무 힘들어해 중간까지밖에 가지 못한 기억이 납니다. 운동이나 산과는 담을 쌓고 살았던 샐러리맨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북한산을 날아다니고, 경주건 춘천이건 마라톤대회는 다 좇아다니는 스포츠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는 땀을 뻘뻘 흘렸던 북한산 등반이 전기였다고 합니다. 이제는 거꾸로 제게 마라톤에 입문하라고 권유합니다. 놀라운 변신이자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달리기에는 자신이 붙지 않았습니다. 등산을 좋아해 하체는 튼실한 편이지만 뛰는 것이 고통스럽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한 지 두달, 새로운 즐거움을 조금씩 느낍니다. 기껏 1주일에 두어번 뛰고, 아직은 호수공원 한 바퀴(4.7km) 정도의 초보지만, 땀·바람·초목의 향연을 느낍니다. 잘 달리는 분들은 무아지경(runner’s high)을 맛본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 맛을 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풀어놓은 까닭은, 독자 여러분의 건강에 대한 부채감 때문입니다. 요즘은 뉴스가 온통 스트레스입니다. 그럼에도 권력형 비리 같은 유쾌하지 않은 소식을 계속 전해야 하는 처지여서 부채감이 쌓입니다.

비리가 자꾸 터져나오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가닥이 잡혀가는 과정이겠지요. 매일매일 접하는 신문·방송 대신 주간지를 보고, 그보다는 책에 눈을 돌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합니다. 더없이 좋은 계절이니 몸도 풀어주시고요.

‘사람이야기’에 연재해온 ‘클릭, 건강 만들기!’를 이번주부터 확대개편했습니다.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 박근혜 의원, 작가 조정래 선생 등이 거쳐간 이 코너는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직장생활을 한 뒤로 집에서 밥먹은 것이 손에 꼽을 정도이며 “일하는 재미로 산다”는 SK 손길승 회장이 등장합니다.

우리보다 나이도 지긋하고 훨씬 바쁘게 사는 분들의 건강관리법을 통해 건강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정영무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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