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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남쪽 종교인 그린 공훈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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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4-1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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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불교 진각종 종조 회당 대종사.
지난 4월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평아트홀에서 열리는 ‘남북화해와 평화기원 북한미술특별전’(한겨레통일문화재단·불교종단협의회 주최) 전시작품 중에는 특별한 초상화가 있다. 올해 탄생 100돌을 맞는 대한불교 진각종 종조 회당 대종사를 그린 이 초상화는 마치 인물을 소재로 산수화를 그린 듯하다. 일반적인 초상화가 가는 선으로 인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비해 큰 스케일과 함께 힘이 들어간 굵은 선들이 인상적이다.

사진/ 북한 공훈예술가 고영근.
처음 초상화를 대하고 고개를 갸웃하던 관람객이라면 그림 밑에 표시된 작가를 보고서는 이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초상화를 그린 이를 쓰는 부분에는 ‘북한 공훈예술가 고영근’으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한 공훈예술가 고영근(47)씨는 1953년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태어나 1977년에 평양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만수대창작사에서 25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온 북한의 중견작가다. 그의 대표작 <평양의 환호> <봄비> 등은 북한에서 국가보존작품으로 지정됐다. 고씨의 작품은 일반적으로 색조가 아늑하고 민속적이거나 향토적인 소재들이 많다는 평을 받는다.

이런 고씨가 회당 대종사의 초상화를 그린 것은 “그림을 통한 남북교류와 화해를 모색한다”는 전시회 주관팀의 노력에 따른 것이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진각복지재단의 지현 정사는 “베이징의 한 단체를 통해 북한 만수대창작사에 그림을 의뢰했다”며 “이는 북쪽 화가가 남쪽의 종교 지도자를 그림으로써, 종교에 대한 남북간 이해를 높이자는 뜻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밝힌다.

독특한 초상화에 대한 진각종 내부의 평가는 “매우 흡족하다”는 것이다. 진각종은 고영근씨가 그린 회당 대종사 초상화가 ‘북쪽 화가가 그린 최초의 남쪽 종교 지도자 초상화’라는 점에서 ‘남북화해의 모습을 담은 예술품’으로 평가하고 영구 전시를 모색하고 있다. 진각종은 이 초상화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진선여자중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회당 기념관’에 보관하거나, 경주 위덕대학교에 세울 회당 대종사 기념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정인환 기자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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