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최보은ㅣ영화월간지 <프리미어> 편집장 (이정용 기자)
지난 4월5일치 <여성신문>에는 “올 지방 선거의 예선전인 당내 경선에서 여성후보들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신민경 기자)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당 차원의 특단의 지원대책이 없는 한, 돈과 조직에서 결정적으로 열세인 여성후보들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결과적으로 경선이 여성후보들을 걸러내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여성 자신을 위한 여성의 참정권 행사’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의원, 여성의 눈으로 다시 보기’를 제안한 당사자, 그리고 젖은 성냥에 붙은 불처럼 피시식 꺼져가는 그 논쟁을 제 입으로 확실히 불어 끄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당사자여서 유독 그 기사가 중요해보이는 건 아니었다. 여성유권자를 상대로 한 여러 의식조사 결과, “자질만 갖추었다면 여자 남자 가리지 않고 찍겠다”는 답이 압도적이었으며, 따라서 더 많은 여성정치인이 배출되는 데 가장 중요한 관건이 ‘일단 공천을 받는 것’이라는 정치학계의 지적을 염두에 두고 보면, 독자 대중을 향해서 충분히 보도할 가치가 있는 기사였다. <한겨레>를 비롯한 ‘메이저’ 종이 언론에서 같은 내용의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던 건 ‘노풍’ 보도하기에도 모자란 지면 탓이라 치자. 그 광활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 이 기사를 ‘퍼담은 곳’은 몇개 안 되는 여성주의 사이트들뿐이었다. 오프라인 매체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조차, 여성의 권익과 관련된 중요한 기사들은, 함성도 메아리도 없이 여성주의 언론의 폐쇄회로 속에 갇혀 있는 것이었다. ‘뜨거운’ 사이트들의 자유게시판을 들여다보면 여성과 관련된 의제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여성들이 남성들의 ‘의제 설정’에 맹목적으로 따를 만큼 논쟁거리와 논리가 부족한 것인지, 군가산점 논쟁 등을 통해 입은 ‘정신적 외상’ 때문에 지레 겁먹고 피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 역시 ‘돈과 조직’의 면에서 여성들이 밀리는 것인지, 갑갑해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이 제아무리 전복적이라도, 주류사회의 의제를 얼마나 전복적으로 ‘안티’하느냐의 면에서일 뿐, 의제설정 자체에서까지 전복적이지는 않은 걸 거라고. 사이트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인터넷조차도 일정하게 주류사회의 질서를 반영하기 때문일 거라고. 그래서 세상의 절반인 여성의 입장에서 아무리 중요한 문제라 해도, 주류사회가 줄줄이 사탕으로 쏟아내는 의제의 홍수에 떠밀려가고 마는 거라고. ‘여풍’도 인터넷에서 그래도 인터넷은 오프라인보다는 ‘만만’하지 않은가. 내 논리가 부족하면 남의 논리를 퍼담아서라도 대박 사이트들의 게시판에 여성문제를 의제로 올려놓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대박 사이트를 이용할 생각은커녕 여성주의 사이트들조차 버려두고 외면하지 않았는가. 부끄럽게도 여성언론이라곤 <여성신문> <우먼 타임스> <여성문화동인 살류쥬> 정도만 달랑 올려져 있던 내 ‘즐겨찾기’ 항목에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여성정치연맹과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사이트를 추가하고 일부 회원으로 가입한 것은 그렇다는 사실을 깨달은 다음이었다. 돈과 조직과 관심의 결핍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그 사이트들을 ‘여풍’의 진원지로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로지 ‘클릭’과 ‘펌’과 ‘쓰기’를 통해서 ‘뜨거운 여론의 관광명소’로 만들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여성과 관련해 좋은 글을 이잡듯이 찾아내서 동네방네 퍼다 나르고, 여성주의 사이트엔 매일 방문해서 조회 수도 왕창왕창 늘이겠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