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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여행 게릴라의 ‘산전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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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4-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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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화 기자)
고교 때부터 방랑한 사람, 현역 지리교사, 여행가이드, 유학생, 교수… 별의별 경력자들이 다 모여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얘기하기를 즐기고, 여행 관련 책을 냈거나 개인 홈페이지를 갖고 있다는 것. 이들은 스스로를 ‘여행 게릴라’라고 부른다. 게릴라의 멤버가 되려면 앞서 말한 세 가지 공통점을 충족해야 한다.

9개월 전 문을 연 트래블게릴라(www.travelg.co.kr)는 이들이 노니는 웹진이다. 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뒤 세상을 샅샅이 누비며 여행서를 내고 기고활동을 벌여온 김슬기씨가 ‘동을 띄워’ 만든 사이트이다. 22명의 멤버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다보니 이 웹진은 멤버들의 사랑방이자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생생한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타이에서 6년간 공부하고 여행가이드 생활을 하다 게릴라로 합류한 안진헌(31)씨는 “정보가 깊고 세세하다”고 트래블게릴라의 특징을 자랑한다. 두세명이 직접 현지에서 취재하고 매일매일 업그레이드하는 게 편집의 원칙이다. 최근에는 이들의 성실함을 믿는 방문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할인항공권, 공동구매권, 패키지여행권도 내놓고 있다. 여행자를 위한 서비스이자 사이트로서는 일종의 수익모델인 셈이다.

열심히 일하든 하지 않든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여행’에는 준비가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안씨는 “필수 정보와 소품은 기본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과 돈이 아까울 뿐”이란다. 그렇다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작정 현실이 싫어 반복적으로 떠나는 여행”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여행은 돌아와서 현실과 더 멀어진다는 후유증이 남죠. 그걸 치유하기 위해 무턱대고 또 떠나게 되죠. 여행을 통해 하겠다는 무엇이 있어야 합니다. 가치관을 세우거나 현실과 접목할 수 있는 무엇을 나름대로 개발하지 않는 한 무작위한 여행의 반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많은 여행가들의 충고입니다.” 성실한 여행기는 단순한 정보제공을 뛰어넘는다. 삶의 온갖 사연을 압축한 한편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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