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월1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취임 뒤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소장 공개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한겨레 김혜윤 기자
직접 수사 축소하면서 특수부 규모는 늘려 하지만 문 전 총장의 이런 조처는 청와대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적폐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청와대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도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 규모는 윤 지검장의 요구대로 늘려줬다. 윤 지검장은 당시 문 총장이 추진하는 수사 견제 제도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은 검찰개혁보다는 수사 효율성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문 전 총장과는 캐릭터가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말처럼 검찰 안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관계자는 “검사는 기본적으로 기소를 전제로 수사한다. 기소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기는 것이다. 기소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수사 효율성도 떨어지고 사기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직접 수사 경험이 많은 베테랑 검사들의 수사 논리를 다른 검사들이 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수부 등 인지수사 부서에서 일하는 검사들은 능력도 뛰어나고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런 검사들에 맞서 형사부나 공판부 검사들이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수사와 기소의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 모든 인간은 인지적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사 검사는 확증편향에 빠져 유죄의 증거에 집착하고 그 반대의 증거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헌법상 무죄 추정은 수사 현실에서는 유죄 추정으로 작동한다. 형사법학자들이 수사-기소-재판을 각각 분리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이유다. 추 장관의 ‘수사·기소 분리’ 제안은 야당과 보수언론에서 ‘정권 수사를 막기 위한 꼼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관련자 13명의 공소장을 비공개한 결정에 이은 ‘정권 방어용 조처’라는 것이다. 또한 4·15 총선이 끝난 뒤 진행될 선거법 위반 수사에서 검찰의 힘을 빼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는다. 무죄 추정이 수사 현실에서는 유죄 추정으로 법무부는 이런 비난을 의식한 듯 2월13일 추가 자료를 내놨다. 법무부는 “전임 검찰총장도 ‘수사에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못 내리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라고 말했고, 상당수 검사들도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대검과 긴밀히 협의해서 일선 검사와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범적·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청와대 하명 의혹’ 등 검찰에서 직접 수사 중인 사건에는 이 제도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총선 관련 수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