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누리꾼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새 유행어다. 유행어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 7월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팀 K리그)과 친선경기를 위해 호날두는 한국을 찾았다. 호날두가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트 시절 한국 땅을 밟은 뒤 12년 만에 온다는 소식에 축구 팬들은 한 달 전부터 들떠 있었다. 7월3일 판매에 들어간 경기 티켓 6만5천 장은 2시간 만에 매진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호날두는 최소 45분을 뛰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려들어 경기장 주변은 북새통을 이뤘다. 정문 입구에는 미리 호날두가 탄 버스를 기다리는 팬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이날 오후 1시 인천공항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유벤투스 선수들의 비행기가 두 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하면서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팬 사인회는 취소됐고, 호날두와 선수들은 경기장에 경기 시작 예정 시간인 8시를 넘겨 도착했다. 경기는 9시께에야 시작했다. 애태우며 기다린 팬들의 시선을 호날두는 모른 척했다. 그는 몸을 풀러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고,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관중은 후반전 중반까지 “호날두”를 연호하며 그가 경기장에서 뛰기를 고대했지만 끝내 나서지 않았다. 후반전 중반이 넘어가자 팬들은 “메시”를 외치며 호날두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유벤투스 사리 감독은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지만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안 뛰도록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7월27일 이탈리아로 귀국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러닝머신을 뛰는 모습과 함께 ‘Nice to back home’(집에 돌아와 기뻐)이라는 문구를 남겨 한국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게시글에 온갖 욕설과 험담이 댓글로 달리자 호날두는 그것을 지우다가 결국 글을 내렸다. 시간이 흘러도 논란은 줄지 않는다. 한국의 한 변호사가 7월29일 유벤투스 내한 경기를 총괄한 주최사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이렇게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정치권에서도 호날두를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를 비판하기 위해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7월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외교가 사면초가·고립무원의 경지에 이르렀다. 가만히 있던 러시아가 군용기로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고, 그 사실을 뻔뻔하게 부정하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호날두까지 대한민국 국민을 능멸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29일 “김정은과 호날두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을 호구로 알고 있다. 김정은 이름을 ‘김날두’로 바꿔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음… 지금까지 날두해놓고 자기들만 아닌 척하기 있나요… 너도, 나도, 야날두.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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