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이사가 들판 건너 식용 개농장을 가리킨다. 경기도 김포의 들판과 산골짜기에는 개농장 3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
환경부도 농림축산식품부도 사정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단속 시늉만 낸다. 경기도 김포시는 지역 유지인 개농장주들을 쉽게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근본적인 수요 감소로 상당수 농장 운영이 어렵다는 것도 원인이다. 근본적으론 사회 갈등 이슈인 개농장 문제를 적당히 피하려고만 한다. 결과적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방역의 구멍을 자초한다. 악취, 캄캄한 철창, 신음 소리 전 이사는 “대한민국은 대규모 개농장이 온존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도록, 정부가 묵인하기 때문”이라고 분노했다. “중국에도 이런 개농장은 없다. 사룟값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업형 농장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떠돌이 개를 포획하거나 가정에서 소규모로 키울 뿐이다.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개농장 산업을 유지하는 실탄 구실을 한다. 이웃 주민들한텐 냄새와 소음으로 엄청난 피해를 준다.” 그는 우리나라 개농장이 전국에 3천 개, 그 농장에서 사육하는 식용 개가 100만 마리에 이른다고 했다. 들판에 농장이 많다. 어디가 개농장인지 어떻게 아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 도축할 때면, 밤새 끙끙 앓는 신음을 낸다. 개들도 자기 운명을 아는 것이다. 냄새도 고약하다. 분뇨 냄새와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뒤섞였다. 또 하나 특징이 있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도록 사방을 검은 차광막 등으로 여러 겹 막아놓았다. 입구엔 출입과 촬영을 금지한다는 ‘육견협회 경고판’을 걸어놓았다. 왜 못 들여다보게 하나. 방역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사람들한테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캄캄한 지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들이 자극받지 않도록, 빛을 최대한 막아놓았다. 끔찍하다. 비좁은 뜬장(바닥이 떠 있는 철창)에 한 마리씩 때로는 두 마리씩 집어넣었다. 덩치 큰 도사견은 몸도 충분히 뻗지 못한다. 대각선으로 겨우 누운 채 앞발을 뜬장 바깥으로 내놓는 녀석도 봤다. 뜬장 아래는 분뇨가 가득하다. 개농장 안에 들어가보았나. 공무원과 같이 가기도 하고, 몰래 들여다보기도 했다. 식용 개가 어떻게 사육되는지 시민들한테 알리는 것이 내 일이다. 생명의 참상이 어떤지 본다면 차마 개고기를 먹지 못할 것이다.
개농장의 문틈 사이로, 개들한테 먹이는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파란색 통이 보인다.
KARA & CARE
카라는 케어와 전혀 달라요
“우리는 카라예요. 박소연 대표의 케어가 아니에요. 이름이 비슷해서 오해를 받아요.”
카라는 2002년 전진경 이사 등이 설립한 단체 ‘아름품’에서 시작됐다. 아름품이 2006년 ‘동물권행동 카라’로 발돋움할 때도, 전 이사가 9인 창립자로 참여했다. 2009년 임순례 영화감독이 카라에 합류하면서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박 대표의 케어(CARE·Coexistence of Animal Rights on Earth)는 2002년 설립된 ‘동물사랑실천협회’가 전신이다. 2015년 동물권단체인 케어와 동물보호소운영단체인 ‘땡큐애니멀스’로 분화했다.
전진경 카라 이사는 최근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를 안락사해 논란을 빚은 박소연 케어 대표 사태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일반 시민이나 회원들이 카라를 케어와 혼동하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이다. 케어의 박 대표는 그동안 공격적으로 동물구조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카라 등 다른 동물권행동 단체들과 마찰을 빚었다. 케어의 박 대표는 2011년 연평도 포격 현장에 홀로 들어가거나 개농장에 극적으로 잠입해 동물을 구조하는 활동으로 언론의 시선을 끌었다.
전 이사는 “개농장이 3천 개나 되고 식용 개가 100만 마리나 되는데, 박 대표처럼 개 몇 마리 구제하는 보여주기식 활동을 하기보다 개농장을 못하도록 법 규제와 환경을 촘촘하게 만들어야 하며 구조를 한다면 완벽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구조한 개를 손쉽게 안락사시킨 것이 잘못됐다고 다른 동물단체들이 비판하니까, 박 대표가 우리 쪽으로 거꾸로 비판의 화살을 돌린다”고 박 대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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